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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님의 서재

내가 어렸을 때 영화<애니>라고 꼬맹이 하나가 주연으로 원맨쇼를 펼치며 히트했던 헐리웃 가족영화가 있었는데 “TOMORROW” 라는 주제곡도 유명했던 걸로 기억한다. 포스터만 보면 이 영화도 비슷한 부류가 아닐까 싶은데 감독이 소마이 신지다. <태풍클럽>이 청춘 학원물이 아니었던 것처럼 이 영화도 <애니>같은 문법을 따르는 것 같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묵직하다. 부모가 이혼하려고 하고 있다. 밝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되바라진 꼬마는 그게 싫다. 뭐 충분히 내용을 예상할 수 있지 않은가, <내 사랑 컬리 수>나 <마이키 이야기> 같은 분위기로 뽑아내면 딱이다. 영알못이라 처음 듣는 타마다 토모코?라는 꼬맹이가 실제로 애니처럼 영화를 이끌어 간다. 꼬맹이... 라는 편견을 가지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연기에 몰입은 잘 되지 않았지만 역시 원맨쇼 수준이다. 하지만 <태풍클럽>처럼 이 영화에도 예술영화틱한 인고의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꼬마는 조금 더 성장하고 모두 행복하고 살았습니다..라고 무난하게 끝내기에는 마지막 장면의 무게가 상당한 것이다. 단순히 귀여운 꼬마의 가족영화, 성장영화라는 틀에 가두기엔 영화의 품이 너무 크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최근에 애인하고 이별했거나 부쩍 늘어나는 흰머리와 주름살에 나도 늙었구나, 하고 현타에 빠진 사람에게 권한다. 오늘도 상실을 경험하셨나요? 축하드립니다. 또다시 새로운 스테이지가 시작되겠군요. 이번 스테이지도 꿋꿋이, 끝까지 클리어하실거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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