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나 거절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더라도 마음속에 불안감과 마음상함의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사람에게 나무의 뿌리 부분에 해당하는 것은 자기애적 기본 욕구, 즉 안정감과 가치인정, 존경 받아줌과 의미 부여 등에 대한 욕구들을 만족시켜주는 일입니다. 이런 욕구들이 어린 시절에 적절히 고려되고 채워지지 못하면 아이에게는 전 인격이 형성 · 발전될 토대가 결핍되는겁니다. 그러면 아이는 세상과 사람들 속에서 보살핌받고 있다는느낌 대신 두려움을 느낍니다. 자존감이 자라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자신을 경멸하게 되는 경우조차 생깁니다.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을 기대하지 못하고 거부될 것부터 생각하며,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대인 관계가 아닌 다른 대체 행위를 통해 만족감을 얻으려고 애를 쓰는 것이지요. 그렇다면방법은 단 하나, 외부의 기대에 자기를 맞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나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잘했을 때, 예를 들어 말을 빨리 배운다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그림을 잘 그렸을 때, 또는 학교에서 일을 했을 때에만 아이를 칭찬하고 관심을 보인다면, 그 아이는 일을 뛰어나게 잘해서 부모를 기쁘게 해주려고 애쓸 것입니다. 그래야 부모의 관심을 끌 수 있으니까요. 사실 이러한 관심은 별 특별한 성과가 없더라도 받을 수 있는 건데 말입니다. 어쨌든 이 경우에 아이가 자기 자신에 관해 체험하는 것이라고는, 나는 아무 가치도 없고, 오로지 내가 이루어내는 일만이 중요하다는 것일 겁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이며 인간으로서 자기를 특징짓는 건 무엇인지, 자기에게- P47
어떤 개인적 가치가 있는지에 관한 생각들이 이 아이에게는 없습니다. 이런 경우 단 한 번의 실패로도 이 아이의 자기상은 완전히 부서져버립니다. 자신의 가치를 쌓을 토대가 그 밖에는 전혀 없는까닭이지요.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