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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님의 서재
  • 꿈의 인문학
  • 싯다르타 히베이루
  • 31,500원 (10%1,750)
  • 2024-03-29
  • : 4,250

읽는데 인내심이 좀 필요하긴 하지만 신경과학자가 쓴 꿈의 의미를 다룬 책이라 좀 더 객관적으로 느껴진다. 반대로 결론은 유물론적이라기 보다 오히려 영성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꿈을 통해 인간이라는 신비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 역사적으로 인간이 꿈을 꾼다는 행위에서 영혼과 신과 같은 개념이 도출했을 것이라는 관점을 보여준다. 줄리언 제인스의 <의식의 기원>과 비슷한 관점이다.(근데 율리히 슈나벨은 줄리언 제인스가 틀렸다고 하지 않았나?) 꿈을 다뤘던 프로이트와 융은 칼 포퍼에 의해 반증이 불가능하므로 과학이 아니라 형이상학이라고 비판받았지만, 현대신경과학은 프로이트가 말한 ‘주간잔재’가 사실이라고 입증한다. 이 책의 중간에 여러 가지 과학실험이 등장하는데 지루한 사람은 결론과 앞의 몇 장만 읽어도 된다. 저자가 말하는 꿈의 실체는 꿈꾸는 사람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며 꿈은 기억을 강화하고 미래를 예측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존확률을 높이는 도구이다. 때문에 모든 문화에서 꿈은 예언적 의미로 쓰였고 실제 삶의 의사결정에서 영향을 미쳤다. 우리가 보통 범상치 않은 꿈을 꾸면 꿈해몽을 인터넷에서 찾는데 상징은 개인적이고 다의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해답을 찾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꿈은 정신의 아주 사적인 대상이다. ’ ( 꿈읽기 작업을 하는 고혜경의 책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부분은 동일하다. 하지만, 드는 의문은 융의 집단무의식 같은 것은 공통의 상징 아닌가?) 꿈과 관련된 수면과 관련된 여러 실험과 그것이 암시하는 의미도 같이 서술되어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저자가 칼 세이건이나 올리버 색스 같이 유창한 이야기꾼이 아니라 읽는데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스타니슬라프 그로프(코스믹게임, 정신세계사)처럼 정신병 치료나 영성탐구를 위해 환각제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환각제를 규제하는 것이 제약회사의 이익 때문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긴다. 계속 들으면 없던 호랑이도 생긴다고 정말 괜찮나? 하는 생각도 든다.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드는 꿈이라는 주제를 신경과학이라는 무기로 정면 돌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물론과 환원주의로 결론내지 않는 책이다. 책장이 쉬이 넘어가지 않지만 뇌과학이나 심리학에 익숙한 독자라면 여러 가지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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