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얼굴로 살아가는 나의 고통을 의사인 네가 알 수 없다. 그러니 위험하게 보이든 말든 성형해 달라는 말입니다. 이런 얼굴로 사람들 앞에 나설 바엔 죽어버리는 게 더 나아요.
이 시리즈는 지금의 사회를 꽤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까지 얼굴에 손을 대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성형은 한 번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저기 또 손을 대게 되고, 그러다 위험한 수술을 감수하는 사람도 생긴다. 법정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고 실제로 환자가 죽는 경우도 있다.
이 시리즈는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의사가 어떤 일에 휘말려 유명 성형외과로 옮기면서 시작된다.
얼굴이나 가슴을 수술하는 장면이 꽤 여과 없이 나온다. 수술 전과 수술 후의 얼굴도 그대로 보여준다. 처음에는 이런 장면을 어떻게 촬영했을까 싶었다. 그런데 보다 보면 수술 자체보다 그 수술을 받기 전과 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배우들이 더 대단해 보인다. 실제 주인공인 마츠오카 마유나 나카 리아사보다 매회 등장하는 성형 환자 역할의 배우들에게 자꾸 눈이 간다. 이 시리즈는 수술 후 수술 전보다 훨씬 예뻐진 얼굴이 나오지만 교묘하게 수술한 얼굴이 대체로 전부 엇비슷하게 보인다. 할리우드 성형한 배우들이 비슷한 얼굴처럼.
주인공은 한때 천재 응급 외과 의사였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을 겪고 유명 성형외과로 옮긴 뒤에는 그 천재적인 외과 의사라는 설정이 별로 쓸모가 없다. 환자는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태인데 계속 성형을 해달라고 한다. 의사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수술해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환자가 느끼는 고통을 단순히 허영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무리한 수술로 고통받는 것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로 살아가는 고통이 더 큰 환자를 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화에서 인기 인플루언서가 몸이 아파 쓰러져 응급환자로 실려 온다. 가슴의 실리콘 보형물을 빼야 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수술을 앞두고 절대로 가슴 보형물을 빼지 말아 달라고 한다.
결국 보형물을 빼고 수술해서 목숨은 건진다. 그런데 몸이 회복된 뒤 환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 납작해진 가슴으로 팬들 앞에 설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런 이야기를 보다 보면 성형이라는 게 단순히 예뻐지고 싶다는 욕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본인이 보는 자기 얼굴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얼굴 사이에는 꽤 큰 간격이 있을 수도 있고, 그 간격 때문에 실제로 삶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총 8화인데 나는 5화까지 봤다.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성형외과 원장으로 나카 리이사가 나온다. 돈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사람이고, 상상하기 어려운 수술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계속 찾아온다. 그런데 이 원장은 환자에게 “할 수 없다”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병원에 있는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회장인 아버지와 조금씩 균열이 생기면서 원장의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마츠오카 마유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4화까지는 정말 휘몰아친다. 환자가 계속 나오고, 수술이 이어지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다음 화를 바로 누르게 된다. 그런데 5화부터는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수술 장면에서 오는 시각적인 재미는 조금 줄어든다. 지금까지는 성형외과라는 공간 자체가 굉장히 자극적이었는데, 이제는 인물들 사이의 이야기가 앞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서도 주인공은 일본에 있는 한국 술집에서 술을 마신다. 파전이나 잡채 같은 걸 파는 곳이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국 술집이 나오는 걸 보면 괜히 눈이 간다.
또 술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꽤 자주 나온다. 일본은 아직 이런 식으로 실내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 있나 보다. 술 마시면서 담배 피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기무타쿠의 딸도 갑질하는 환자로 등장한다.
일본 드라마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적어도 이 시리즈는 성형이라는 소재 하나만 가지고도 꽤 세게 밀어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