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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있네

요즘 이런 설정의 이야기가 유행인가? 나의 아내와 너의 남편이 우리 몰래 만나고 있다가, 동반 여행 중 자동차 사고로 동시에 죽는다. 그 뒤에야 두 사람의 관계가 밝혀진다. 최근의 [티셔츠가 마를 때까지]도 그렇고, 허진호 감독의 [외출]도 비슷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리그레팅 유] 역시 그렇다. 반쪽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가 나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도 다른 지역에서 같은 버스에 나란히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죽음과 배신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셈이다. [리그레팅 유]에서는 자매의 성격이 정반대다. 남자들도 서로 다른 성격의 여자들을 만난다. 그러니까 언니의 남편이 동생과 잘 맞고, 동생의 남편이 언니와 잘 맞는 성격이다. 하지만 결혼은 만나는 사람과 한다. 그리고 사고로 두 사람이 죽고 나서야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드러난다. 주인공은 언니의 딸로 나오는 맥케나 그레이스다. 엄마보다 이모를 더 따르는 아이. 아빠와 이모를 한꺼번에 잃고 슬픔에 허덕이던 아이가 그 시간을 지나가는 이야기다. 엄마 역의 앨리슨 윌리엄스는 엄마라고 하기엔 너무 젊어 보인다. 재미있는 건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대부분 다른 작품에서 워낙 강한 캐릭터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앨리슨 윌리엄스는 그 유명한 [겟 아웃]에서 정말 개지리는 빌런 연기를 했다. 특히 시리얼을 하나씩 먹으면서 우유를 따로 마시는 장면. ‘이걸 이렇게 표현한다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남편 역의 데이브 프랑코는 모두가 아는 제임스 프랑코의 동생이다. [나우 유 씨 미 3]이나 [러브 라이즈 블리딩]에서도 강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이모 역의 윌라 피츠제럴드는 [리처] 시즌 1에서 리처와 함께 강력범들을 때려잡던 경찰로 나왔고, 아빠 역의 스콧 이스트우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로, [캐시트럭]에서는 강력한 빌런이었다. 그런 배우들이 여기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보여준다. 소리 지르고 때려잡는 캐릭터가 아니라 상실과 후회, 가족 사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끌고 간다. 배우 보는 재미도 꽤 있다. 물론 설정이 비슷한 영화들이 계속 나오니 조금 식상한 건 어쩔 수 없다. ‘왜?’ 싶은 구석이 있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볼 만하다. [안녕, 헤이즐]의 감독이 연출을 맡아서 그런지 로맨틱 드라마의 결도 확실하다. 이야기가 아주 새롭지는 않은데, 오히려 요즘처럼 도파민 터지는 영상이 넘쳐나는 때에는 이런 영화가 더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별일 없이 사람들이 앉아서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영화. 그런 것도 가끔은 필요하다. 보다보면 알겠지만 좀 갑갑하고 답답한 장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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