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소설 쓰고 앉아있네

눈치채고 계속 예의주시하는데도 바람을 피운다. 조마조마하지도 않나. 애들도 있고 아내가 휴대전화까지 검사한다. 어디 가는지도 뻔히 지켜본다. 그런데도 바람을 피운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둘째를 낳고 남편은 무려 8개월이나 촬영을 핑계로 집을 비운다. 딸이 아역배우로 영화 촬영을 시작하자 이번에는 촬영장에서 딸의 엄마 역으로 나오는 배우와 바람을 피우려고 계속 들이댄다.그러면서 아내가 정신적으로 병들어 간다고 떠들고 다닌다. 바람피우는 것도 재능이 아닐까 싶다. 재능이 없으면 나 같은 바보는 아예 시작도 못 한다. 특히 요즘처럼 휴대전화 하나로 연락부터 만남까지 다 해결할 수 있는 시대에, 아내가 바로 옆에서 감시하고 있는데도 다른 여자와 계속 연락한다는 건 단순히 대담한 정도가 아니다. 타고난 기질이 있는 거다. 미행을 붙이고 조사원까지 붙여놔도 피울 인간은 피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 집의 균열도 결국 남편의 바람기에서 시작된다. 정신이 이미 다른 여자에게 가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런데 정작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눈앞에 있는 아내가 귀찮고 싫다. 딸 촬영을 핑계로 촬영장에 가서는 계속 문자를 주고받는다. 아내가 지켜보고 있으니 마음대로 만날 수도 없다. 그러니까 휴대전화에 더 매달린다. 한 통, 한 통 오는 메시지에 행복해한다. 그녀가 보내는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지고,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아내는 점점 더 싫어진다. 참 이상한 인간이다. 그렇게 매일 문자로 사랑을 속삭인다. 그리고 딸의 마지막 촬영 날이 온다. 이제 모든 촬영이 끝났다. 아내는 여배우 알라시아를 집으로 초대한다. 남편은 알라시아를 보자마자 크게 놀란다. 그런데 정작 알라시아는 남편이 왜 저렇게 놀라는지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식탁에 앉아 같이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결국 일이 터진다. 이 영화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면 꽤 재미있다. 반전 영화라고 하는데, 내 눈에는 반전이라기보다 복수에 더 가깝다. 앞에서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마지막에 벌어지는 일이 아주 뜬금없지는 않다. 결국 그놈의 바람기다. 바람은 정말 타고나는 것 같기도 하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