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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있네


2화는 보는데 정말 피 말린다. 조마조마함과 답답함과 화남과 억울함이 동시에 올라와서 빡치면서 보게 된다. 이렇게 피 말리면서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어제 일하면서 노부부와 이야기를 30분 정도 했는데, 그러더라고 요즘은 현관문이 닫히고 나면 그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알 수 없다고. 전혀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게다가 가족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미친 사이코패스라면 말이다. 시리즈에서처럼 많은 이들이 도와줄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시리즈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가 원작이다. 이 소설을 읽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세세한 건 기억나지 않지만 일반 여성 둘이서 계획을 세워서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는 정말 좋았다.

오쿠다 히데오 소설은 읽는 재미를 준다. 작은 사건이 작은 사건을 만나면서 점점 커지는 사건을 잘 풀어내기도 하고, [공중그네] 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같은 기묘한 정신과 의사 캐릭터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오쿠다 히데오는 여성의 심리나 여성의 입장을 잘 아는 거 같다. 소설 [마돈나]나 [걸]에서도 잘 표현했다. 읽는 재미가 있다. 또 부산을 좋아해서 와서 냉면만 먹고 가기도 한다.

[나오미와 나나코]는 일본에서 한 번 영화가 만들어졌다. 아내를 장난감처럼 여기는 사이코패스 남편에게 폭행을 밥 먹듯이 당하는, 내 몸보다 소중한 친구를 위해 그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하면서 3화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알 수 없는 인간인 이무생을 비롯해서 주위의 인물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현실에서도 시리즈에서도 피해자가 행복해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사이코패스지만 그 사람 때문에 피해를 보는 멀쩡한 사람들이 정신과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느라 세상에 고통이다.

8번 출구에서도 말하지만 외면하는 순간 관계는 엉망이 되고 비틀어지면서 지옥이 된다. 전소니와 이유미의 현실판 델마와 루이스 버전. 남편을 죽이자.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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