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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있네

신발을 만드는 일을 하는 도경은 자신을 어릴 때 버린 어머니를 찾고 싶었다. 신발을 유심히 보고 신발을 디자인하고 신발을 만드는 도경은 어머니는 어떤 신발을 신고 살아가는지 궁금해졌다.

어머니가 속초에서 작은 게스트 하우스 [파랑새정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간다.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모습이며, 어떤 신발을 신고 있는지.

게스트 하우스에서 처음 본 어머니의 모습은 젊고 아름다운 모습이며 야외에서 야외용 슬리퍼를 신었다. 어머니를 보고 바로 돌아가기로 했지만 도경은 파랑새정원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

도경은 어머니에게 왜 나를 버렸냐고 이야기를 할까? 어머니는 도경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푸른 바다가 펼쳐진 속초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영화는 독립영화답게 등장인물에 총 네 명에 불과하다. 영화에는 어머니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훌쩍 커버린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하지 않는다.

마지막 돌아오는 길에 앞으로의 여지를 남겨둬서 열린 결말을 상상하게 한다. 아들을 버리고 말할 수 없는 사연을 지닌 어머니 역할을 7년 만에 복귀한 남상미가 했다.

남상미는 더 이상 얼짱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홀로 작지만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중년 여성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화장기 없는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며 카메라를 보고 표정 연기를 하는 남상미는 배우라는 느낌이 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경은 어머니에게 [바다가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 문장에서 아들을 어릴 때 버릴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를 용서하는 도경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남상미는 어떤 답장을 보낼까. 두 주인공 외에 도경의 여자친구와 같은 동네의 중국집 사장으로 해수(남상미)를 마음에 둔 준호(박성일)가 감초 역할을 한다. 감초 역할이라고 하지만 메시지는 두 주인공보다 더 강하게 전달하는 대사를 한다.

독립영화는 재정상 녹음기술이 상업영화보다 달리는데 [이름에게]는 대사가 잘 들려 좋다. 언뜻 보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따라 하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감독은 찢어진 가족, 헤어진 가족, 바뀐 가족 등 가족에 대한 영화를 많이 담았다.

이 영화도 가족서사에 가깝다. 조용하고 고요하게 서사를 풀어가려고 한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남상미를 오랜만에 배우로 봐서 괜찮았던 영화 [이름에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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