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이라 좀 서먹하고 어색하지?
그건 당연해. 너랑 나는 만난지 5분도 채 되지 않았으니까.
현서, 이 아이는 대문자E가 틀림없다.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은 물론 서먹하고 어색한 것은 당연하다며 같이 재미난 놀이를 해보자고 한다. 그 놀이는 바로 '공통점 찾기'. 그러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먼서 소개를 한다. 좋아하는 음식과 잘 못 먹는 음식, 좋아하는 것 등 자신을 소개하고 이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너는 어떤 사람이야?
음..훅 들어온 질문에 나도 모르게 움찔. 뭐부터 이야기해야하나 고민하는데 그걸 아는지 자기 이야기를 먼저 들려준다고 한다. 들으면서 너와 나의 공통점을 찾으면 언제든지 말해주라며. 그렇게 시작한 현서의 이야기는 가족과 친구는 물론 담임 선생님, 길고양이, 택시 기사, 구청장, 심지어 엄마 직장 동료와의 공통점으로까지 이어진다. 이 친구의 즐거운 오지랖은 어디까지인가! 하하
현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현서가 관찰한 사람들과 비슷한 내 주변의 사람들이 떠올랐다. 감 놔라 배 놔라 참견은 사양이라는 아이돌 태이를 보며 사춘기에 접어든 조카가 떠올랐고, 한 가지 일에 깊게 몰입하는 대학생 형 영준을 보며 만들기에 몰두하는 우리 집 첫째가 생각났다. 이야기 들려주기를 좋아하는 택시 기사님을 보며 지난 직장에서 함께 근무했던 선배가 생각났고, 삐뚤빼뚤 글씨체를 가진 윗집 꼬마 민호를 보며 우리 반 남학생이 떠올랐다.
현서가 다양한 사람들을 보며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여 평범한 실수, 약점, 일상 속 습관 등 소소한 부분까지 발견했기 때문 아닐까. 또 대상을 바라볼 때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차이보다는 닮은 점, 공통점을 찾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아이들은 조금 안맞는 친구를 만나면 '나랑은 정말 달라'라고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선을 긋곤 한다. 너랑 내가 달라야 안맞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고, 그래야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으니. 그런데 그렇게 선을 긋다보면 관계가 단절되고 결국엔 나홀로 섬처럼 고립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다른 사람과의 공통점 찾기 놀이에 빠져있던 현서는 어린 시절 일기장과 사진을 보며 그때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고 한다. 이렇게 공통점 찾기 놀이를 즐기며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아 스스로 성장했다 생각하는 것.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공통점도 있고 달라진 점도 있다고 말하는 현서를 보며 이렇게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아이라면 뭐든 즐겁게 잘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현서의 이야기를 따라가보며, 학년 초 적응 기간이 지난 뒤 반 아이들과 공통점 찾기 놀이를 해보면 꽤 흥미롭겠다고 생각했다. 또 우리 집에서 함께 사는 12세 9세와 함께 공통점 찾기 놀이를 해보면 어떨까 상상했다. 그러면 좀 덜 투닥거리지 않을까 싶어서. 하하. (아, 오해마시길. 평소에 사이가 괜찮은 남매라는 사실.)
아이들이 이 책의 주인공 현서를 따라가며 사람들을 향한 다정한 시선과 따뜻한 발견을 경험해보면 좋겠다. 물론 나부터 먼저 해봐야겠지만!
#너와나의공통점 #창비북클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