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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imilssam의 서재
  • 존재, 감
  • 김중미
  • 12,600원 (10%700)
  • 2018-09-28
  • : 761

세상의 가장자리에 선 사람들.

초록불이 켜졌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단 한 사람, 지팡이를 짚고 신호등 옆에 서있는 그를 제외하고.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네 발을 모으고 가만히 앉아있는 고양이 한마리뿐.

김중미 작가님은 목적지를 향해 분주히 움직이는 인파보다 혼자 서 있는 지팡이 청년 같은 사람들을 바라보고 또 만나며삽니다. 세상의 가장자리에 있어 존재감을 잘 인정받지 못했던 우리의 이웃들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문학, 세상, 사람을 이야기하다.

『존재, 감』에는 김중미 작가님께서 학생 강연에서 들려준 이야기들, 그리고 그들로부터 받은 질문과 대답들이 담겨있습니다. 강연을 글로 옮겨서 잘 읽힙니다. 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때로는 시큰함이, 때로는 미안함이, 때로는 고마움이 느껴집니다.


문학, 세상, 사람


이 세 단어 안에 작가님의 삶이다 녹아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장애인, 이주민, 인권 예술가, 고양이, 농부 등-을 만납니다. 그들의 존재에 대해 알고, 느끼고,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마주하며 시큰함이, 그들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는 생각에 미안함이, 또 그들과 함께 살아내고 계신 작가님의 삶을 보며 고마움이 느껴졌습니다.


1부. 작은 용기가 세상에 틈을 낸다.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갑니다. 공동체 안에는 비슷한 사람도 있지만 전혀 다른 사람들이 더 많지요. 다른 나이, 다른 성별, 다른 생김새, 다른 관심사까지..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룹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정말 공.동.체로 살고 있는 걸까요?

공동체 :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하는 집단

세상의 가장자리,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 위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발견했더라도 모른 척 하거나, 나 하나 행동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자조하며 시선을 거두었을 수도 있지요. 부끄럽게도 저 역시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는 가슴이 아프고 무언가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뿐, 다시 나의 삶으로 돌아오면 그들을 잊고 말았습니다. 문득 그들이 생각나면,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행동하겠나 생각하며 내 삶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습니다.

맞습니다. 저 하나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저 하나 행동한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나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조금 더 밝아질 수는 있겠지요. 그들의 어둠과 슬픔을 알아주고, 그 곁을 지켜주는 것.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나의 삶도 더욱 풍성해질테고요. 이렇게 세상의 가장자리에 소외되어있던 사람들, 그들을 알아주고 그 곁을 지켜준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가 더욱 따뜻하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2부. 문학과 세상에 대한 물음들

2부에는 학교에서 강연을 하며 학생들에게 받은 질문과 그에 대한 작가님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작가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묻는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 역시 글쓰기를 좋아하고 언젠가 작가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늘 글을 쓰며 사는 것.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연습하는 것을 마음에 담아봅니다.


맺으며 : 우리, 촛불 하나를 켭시다.

  『존재, 감』 속 이야기들은 쉽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이 세상에서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이 이야기들을 세상의 주인이 될 학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습니다. 어른들이 이렇게 망쳐두어 미안하지만, 결국 세상의 주인이 될 여러분이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믿을 만한 어른이 되어 함께 걸어가겠다는 이야기도요. 들불을 일으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촛불 하나를 밝히는 것은 작은 용기로도 가능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 작은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용기 한 줌으로 촛불 하나를 밝혀서 세상의 어둠에 작은 틈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둠 속에서 슬퍼하고 힘들어했을 그들 곁에 작은 촛불 하나를 켜 줍시다. 나에게는 작은 촛불 하나지만 그들에게는 세상을 바라볼 용기를 줄 수 있는 커다란 빛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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