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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류의 책을 무의식적이나마 읽고 싶어하지 않았나 싶다. 막상 접하니.. 반갑다. 나의 책읽기는 항상 내 삶의 절실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모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난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과 수없이 많은 대비를 해보는 경향이 있다. 이 책 역시 한국남자의 탄생 과정을 일상적이지만 솔직하게, 그리고 예리하게 파헤친다.

가부장적인 한국사회. 이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던 나는 '가부장적'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관념적으로만 이해해왔던 것 같다. 이책은 그러한 관념적 이해를 구체적 삶의 이야기로 풀어주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속에서는 여자 못지않게 남자도 피해자임을 다시한번 인정하게 된다.

그것은 자연스럽고 풍요로우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없게 만드는 '억압'을 거부하고 일상의 아기자기한 자유를 만끽하며 살라는 울림을 만들어낸다.

한국의 가족 구조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일수록 그의 소외는 커져만 가는 아이러니. 그것에 반항하지만 결국 답습하고야 마는 아들.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아들을 떠받치는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는 어머니.

이 책은 한국 사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또 그만큼 절실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난.. 이 책을 통해 동굴 속 황제가 되어있는 대다수의 한국남자와 그런 한국남자들이 만들어가는 사회를 만났지만, 그 내면에서는 한국사회에서 '동굴 속 황제화'된 여성들이 성공하고 있고, 그것은 결국 내 안의 동굴 속 황제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동굴 속 황제의 비극은 비단 한국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답습해야만 한국사회 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동굴 속 황제화'된 수많은 여성들을 양산해낸다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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