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리쥔을 우리가 알아야할 이유
LSTM 2017/08/0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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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희 덩리쥔
- 최창근
- 17,100원 (5%↓
540) - 2017-07-17
: 89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즐길 수 있었다. '등려군' 개인 일대기의 감동, 20세기 동아시아 시대 배경의 이해, 그리고 양안 문제로 배울 수 있는 남북한 갈등 해결을 위한 통찰이다.
겸손하고 사랑스러운 어린 등려군의 이야기를 비롯해 성공과 시련, 감동의 일대기는 애틋한 감정이 피어오른다. 책을 읽으며 등려군의 음악을 들어보니 중국어 성조의 이유 모를 거부감도 녹아내린다. 인류 공통 언어인 음악으로 감정과 정서를 공유함을 다시 확인했다.
이 책의 백미는 중국과 대만 간의 정치적 충돌과 문화적 화학반응 부분이다. 음악은 인간 정서에 바로 맞닿아있기에 인민의 밤을 지배한 세이렌을 중국공산당 입장에서는 좌시할 수 없는 상대였을 테다. 포격을 주고받는 적국이자 부모의 고향, 동포가 살고 있는 땅. 복잡 미묘한 상황은 우리와 똑 닮았다.
만약 등려군의 중국 공연이 무사히 성사되었다면 그 후 어떤 일이 있었을까. 천안문 사태로 민주화에 성공했다면, 애초의 문화대혁명이 없었다면 또 어땠을까. 급박한 상황에 대조되는 저자의 차분한 어조로 수십 페이지가 밀도 있게 순식간에 흐른다. 등려군의 눈물에 나도 목이 메어왔다.
별들을 지상에 뿌린 이 거리 어딘가
추억도 슬픔도 지금은 잠들어 있네.
아! 사람들이 환상의 꿈을 좇아
살고 있을 뿐이라면 공허해.
나는 왜 태어났을까.
왜 이리 마음은 쓸쓸한 걸까.
[홍콩] 1989.03.08
간간이 저자의 담담한 필체와 등려군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동시에 화음을 이루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등려군을 몰랐던 나 같은 사람에게도 아련한 감동이 밀려온다. 인류가 음악에 대한 특별한 정서를 공유하듯, 음악이 집단 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등려군은 믿었을 것이다.
노래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는 등려군의 바람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룰 수 없었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그 시절 등려군의 꿈처럼 노래처럼, 우리도 평화를 노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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