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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 박소연
  • 15,300원 (10%850)
  • 2022-04-20
  • : 1,206

결론부터 말하겠음


나는 이 회사에 대리 직급 달고 3년 차로 이직했고 나름 만족하면서 다녔음. 근데 우리 팀에 나랑 같은 직급에다가 경력도 비슷한 대리가 있는데 이 사람이랑 내 연봉 앞자리가 다르다는 걸 오늘 알아버림. (그 사람이 결혼 준비하는데 여자친구랑 연봉 얼마로 비슷한 수준이더라~ 얘기하다가)


계약직도 아니고 정규직임. 이전 회사 경력도 그 사람이랑 비교해서 꿀릴 거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은 들어보니까 올해 연봉 협상할 때 능력 인정 잘 받았나 봄. 

 

나랑 친해서 그런가? 별 생각 없이 본인 연봉을 거의 까길래, 속은 부글부글하는데 티는 못 내고 슬쩍 연봉협상 어떻게 했냐고, 왜 너한테는 통보 아니었냐고, 뭘 그렇게 잘 보인 것 같냐고 물어봄. 그랬더니 단번에 ‘아이디어 내는 스킬’이라고 답함.


아이디어, 그거 어떻게 내는 건데 


걔가 나보다 회의 때 아이디어 잘 내는 건 알고 있었는데 아이디어 수준 = 연봉 판가름할 정도인지는 몰라서 더 현타가 옴.


• 내년에 출시할 서비스를 어떻게 홍보할 생각인가요?

• 이번에 제휴를 맺은 파트너들과 시너지를 일으킬 구체적인 사업을 생각해보세요.

• A제품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개선할 건가요?


팀장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 아이디어 테스트를 하는 건지, 질문을 해대는데 그때마다 숨이 턱턱 막힌다. 여튼, 걔가 얄밉긴 한데 회의 때마다 아이디어 하나는 잘 내는 건 팩트이긴 함. 


연봉 앞자리가 달라질 만큼 아이디어를 잘 뽑아내는 법은 뭘까? 


고민하던 중에, 예전에 도움받은 책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의 작가의 신작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에서 힌트를 얻었다. 회사에서 아이디어 잘 내는 법의 핵심 노하우는 ‘그냥 일상에서 마주치는 것들에 하나씩 질문을 뽑아서 자기만의 답을 내보는 거’라고.


예를 들어, 키오스크 앞에서 난처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기술 약자에게도 편안한 키오스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질문을 던져보는 거임


고민 시작: 왜 식당 키오스크가 불편하게 느껴질까? (특히 시니어에게)

이유 분석: 뒷사람 눈치가 보이고 어렵고 생소하다.

해결책 모색: 

■ 터치스크린 이용이 미숙하다. 

→ 음성인식 주문 도입 

■ 몇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지 모르겠다. 

→ 터치 횟수(단계) 최대한 줄이고, 업종별 키오스크 매뉴얼 통일화  

■ 뭐부터 눌러야 하는지 낯설다. 

 → 다음 단계 버튼에 깜빡임 기능 추가 


일상에서 문제를 설정하고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법을 이런 식으로 3개월만 반복해보면 아이디어 내는 실력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말해주더라. 


질문은 어떤 걸 골라도 상관없지만, 일하는 분야와 관련된 것을 뽑으면 좀 더 동기부여가 될 거라고. 


• 방지턱이나 굴곡에도 문제없는 바퀴 디자인은 무엇일까?

• 지하철 자리를 바로 맡을 수 있도록, 누가 어디 역에서 내리는지 표시해줄 순 없나?

• 소방관이 무리하게 수색하지 않아도 건물의 생존자 수와 위치를 아는 방법이 무엇일까?


아직 연습 단계라서 바로 회사에서 쓸만한 아이디어가 뿜어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성장하려고 애쓰는 내가 요즘 조금 기특함. 


동기가 나보다 연봉이 높다는 건 이미 알아버렸고 화나는 일이지만, 어쩌겠어. 하루의 1/3을 일하느라 보내야 하고, 내가 소속된 직장은 여기인데 뭐. 


연차만 쌓으면서 물경력이 되는 건 의미 없고, 일하면서 성장도 하고 싶지만, 회사에 그럴듯한 롤모델이 없는 현실, 추상적인 조언은 됐고 회사에서 다음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진짜 일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 필요하다면 추천. 


연차가 쌓이는 건 필연이지만, 내 연봉 올리기 위해 성장해야 하는 건 내가 해내야 하는 ‘선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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