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 천천히 오라며 상대방의 불안을 덜고서 그리움으로 기다림의 순간을 채운다. 유희경의 필사 에세이 <천천히 와>는 그런 마음을을 담았다. 꾹꾹 담아 결국 흘러 넘치고야 마는 마음들이 한가득 있다. 쉼표 사이의 마음이 가득해서 모두를 노트에 옮겨 적고 싶었다.
유희경 작가는 시집서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기다림은 그에게 어떤 모양일까.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절절하게. 기다리는 사람.
필사책으로만 놓고 보았을 때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단점이라면 에세이의 글이 너무 아름답고 서정적이었기에 일부만 필사하는 것은 정당해 보이지 않았다.

기다림이 일상인 또 다른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그것은 어느 날의 나를 포함하는 말이었다. 분명히 오고 마는 것이지만 잠깐은 정말 올 것인지 확신이 되지 않는 것. 그래서 그 불안은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한다.

유희경 작가의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을 읽은 적이 있다. 밤을 밝혔던 글은 조용한 글로 속삭이듯 말을 했다면, 이번 <천천히 와> 필사 에세이는 글에 힘이 담겨있다. 마냥 조용하지만은 않다.
어느 날의 시인처럼 스탠드를 켜놓고서, 그게 아니라면 아침 기침을 하며 떨리는 손으로 필사하고픈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가끔은 책 전체를 필사하고 싶은 책을 만나기도 한다. 유희경 시인의 이번 책이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