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기 위해선 조금은 망가져도 괜찮아
작되싶 2025/05/2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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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 클레어 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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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 2025-05-12
: 5,855
#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책깃 #창비교육
가정의 달 5월, 이 소설을 강력추천합니다 !
🔖대프니는 '친구를 몇 명 사귀기'라고 적었다. 펜이 칠판에 닿으며 내는 끽끽 소리를 듣자 기대감이 약간 생겼다. 그녀는 도전하는 것을 그리워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쉬운 도전일 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았다.
예전에 방영했던 시트콤의 제목을 떠올리게하는 이 소설의 원제목은 'HOW TO AGE DISGRACEFULLY', 직역하면 '망신스럽게 나이먹는 법'이다. 간판의 글자 하나가 떨어져 우연스럽게 만델라에서 만델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복지관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천방지축 왁자지껄, 감동과 (아마도) 사이다를 선사할 소설은 소형 버스와 그 뒤를 쫓아가는 경찰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경찰 페니 로저스는 소형 버스 뒤에 바싹 붙어서 사이렌을 울리고 불빛을 번쩍이며 수 킬로미터를 달렸다. 마침내 버스가 고속도로 갓길에 멈춰 섰다. 다들 완전히 귀가 먹고 눈이 멀었나? 차량으로 다가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사람들이 지저분한 창문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광겨을 보자, 그녀는 그들이 실제로 귀먹고 눈먼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승객의 절반은 일희 살이 훌쩍 넘어 보였고 희한하게도 몇명은 다섯 살 미만으로 보였다.
서문에서 벌어지는 당최 그 의미와 뜻을 알수없는 등장인물의 행동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서 점차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 노인들을 중심으로 어린이, 이민자, 19세의 미혼부와 경력 단절 중년 여성까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망신스럽지만 어딘가 스웩넘치고 통쾌하기까지한 한 편의 인생 반란극을 보여준다.
자칫 잘못하면 뻔하거나 어딘가모르게 불쾌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완벽히 착오였다. 군더더기 없이 유쾌한 이야기 전개는 인간적인 메세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재미를 준다. 매력적인 인물이 이끄는 이야기는 나이듦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정렬하게 할 것이다.
소설이 시작하기 전 가장 앞부분에 자리한 딜런 토마스의 유명한 시 구절은 이야기를 읽으면 무엇을 가장 상기시켜야할지 알려준다.
🔖'저 어두운 밤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마라. 날이 저물 무렵에 노년은 불타고 날뛰어야 한다. 분노하라, 꺼져가는 불빛에 분노하라.'
삶은 유한하고 내일은 영영오지 않는다. 하루가 지나면 그것은 또다른 오늘일 것이다. 오늘이 내일을 위한 리허설이 아니듯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것 또한 새로운 '나'이다. 노인의 하루와 나의 하루가 전혀 다를 이유는 없다.
마땅히 밤을 순순히 받아들일수 없다. 날뛰고 분노해야한다. 그들처럼 망신스러울지 몰라도 당차게 하루를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위 서평은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본문의 60%가 담긴 가제본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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