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길을 걷는다는 것.
성큰킴 2019/01/0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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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사람, 하정우
-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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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23
- : 15,300
<20190107 도서리뷰 #1 걷는사람, 하정우>
신이시여!
당신께서 예비하고 계획하시는 일,
그저 묵묵히 따라 걸어갈 수 있도록
제게 건강한 두 다리만 허락해주십시오.
-길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길 위에서 만난 별것 아닌 순간과 기억들이 결국 우리를 만든다. (27 페이지)
- 남의 눈만 신경쓰고 사는 사람... 그 후 나는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그려나가기로 했다. 그림도, 또 내 인생도. 지금도 나는 어중간한 그림 열 점을 늘어놓았을 때보다 나를 닮은 그림 한 점이 완성되었을 때, 기분이 좋다. (41페이지)
- 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것, 내 숨으로 걷는 것. 걷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 (41페이지)
-오늘 우리가 고단함과 귀찮음을 툭툭 털고서 내딛는 한 걸음에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 나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엔 체력이 달리지 않도록 미리 기름 치고 돌보는 일. 나에게 걷기는 나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최고의 투자다. (68페이지)
-하지만 나는 별 뜻 없이 한 말도, 일단 입 밖에 흘러나오면 별 뜻이 생긴다고 믿는 편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이는 혼잣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결국 내 귀로 다시 들어온다. 세상에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은 없다. (186페이지)
-독서와 걷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저는 그럴 시간 없는데요’라는 핑계를 대기 쉬운 분야라는 점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루에 20쪽 정도 책 읽을 시간, 삼십 분가량 걸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206페이지)
-걷기 예찬, 최고의 휴식, 센서티브,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맨박스, 조훈현 생각의 고수법, 말의 한수, 말의 품격 (207페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한우물만 파라는 말은 이상하게 들린다. 몇 개의 우물을 부지런히 파서 열심히 두레박을 내리다보면, 내가 평생 식수로 삼을 우물을 발견하기가 더 쉬워지지 않을까? 나는 한 사람 안에 잠재된 여러가지 능력을 일생에 걸쳐 끄집어내고 활짝 피어나게 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이자 의무라고 본다. 그런 과정이 결국 나를 완성해주는 것이라 믿는다. (217페이지)
-만약 어떤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면 후회나 미련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열심히 보낸 시간 자체가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감이란 자신이 지나온 시간과 열심히 한 일을 신뢰하는 데서 나오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223페이지)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시간을 쌓아가는 것뿐이다. 나는 내가 지나온 여정과 시간에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지만, 결코 나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는다. 어쩌면 확신은 나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오만과 교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26페이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다는 건,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대개 아이들은 10대 시절 내내 획일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성적에 대한 압박감 속에 공부하다가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서야 어른들로부터 뭘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질문의 타이밍이 너무 늦다. (271페이지)
-내 몸에 기운과 에너지를 늘 충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84페이지)
-티베트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항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나가는 사람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내딛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292페이지)
걷는 사람, 하정우. 표지의 사진이 나를 끌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글 내용은 그 깊이가 상당하다. 가장 어필하는 점은 역시 걷기이다. 하루 3만보의 걷기가 오늘날 하정우를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강남구 신사동에서 영화사가 있는 마포구 상수까지 걷는 것, 그것을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바퀴를 아예 이용하지 않고, 매번 두발로 뚜벅뚜벅 걸어서 간다는 것. 나도 이 글을 읽고 점심시간에 한번 나가 걸어보았다. 매일 걷는 걸음이었지만 뭔지 느낌이 달랐다. 좀더 살아있는 느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마 그것은 내 신체를 내 자신 스스로가 의지를 일으켜 내딛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정우 씨 말대로 자신에 대한 최고의 투자요, 또한 걸으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나도 이 글을 읽고, 최대한 엘레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걸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산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걸으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측면도 있고, 기도도 딴 생각이 들지 않으면서 은밀히 읍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다움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나 역시 남의 눈만 신경쓰고 사는 사람은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남의 평가나 인정에 앞서, 얼마나 나 자신을 존중해주었는가? 남의 평가 때문에 나 자신을 잃어버리며 살지는 않았는가? 나 다움을 찾는다는 것은 곧 용기를 갖는다는 말일 것이다. 나에게도 부여받은 롤과 길이 있다. 그 길을 남의 시선에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이 두발로 걸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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