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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맘님의 서재

집 가까이에 장애우 복지 시설이 있어서 아이는 장애우들을 자주 만난다. 

아이가 네살쯤 되었을 때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우를 길에서 만났다. "엄마 저 아줌마가 탄게 뭐야? 저 아줌마는 왜 저런걸 타고다녀?" 손가락으로 그 장애우를 가리키며 묻는 아이에게 손가락으로 남을 가리키는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얘기하고 아이의 말을 그 분이 못들었길 바라며 서둘러 길을 지나갔다.  그리고 집에와서 장애우라는 말조차 생소한 아이에게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했던것 같다. 그런데 아이는 내 설명에 만족했을까?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명절날 친정에 갔다가 사촌 동생을 만났다. 사촌동생은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였다. 생각은 우리들과 다를바 없는데 아니, 어쩜 우리들보다 훨씬 속 깊은 생각을 하는데 말하는 것이 잘 되지 않았고 행동이 자유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 눈에는 달라보였을 것이다. 아이가 "이모는 왜그래"하고 물었다. 난감해하던 내게 동생은 빙긋 웃어보이며 아이를 꼭 안고 말했다. "이모는 다른 사람하고 좀 다르게 태어났어. 모두 얼굴이 같지 않은 것처럼 말이야. 그렇지만 마음은 다른사람과 같아. 그래서 너를 마음으로 사랑해!" 그말을 들은 아이는  "그렇구나 그럼 내가 이모를 도와줄께!" 순간 눈물이 나왔다. 삼십년 가까이 보아온 동생이지만 내가 그 마음을 얼마나 헤아려 주었던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그 일이 있고난 후 아이는 동네에서 장애우를 만나도 겁내거나 궁금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애우를 보며 이상하다고 놀라는 친구들에게 "우리랑 좀 다를 뿐이야!"라고 말해준다. 이처럼 어렵고 어려운 교육이 사람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게되면 그가 가진 육체적인 다름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데 선입견이라는 편견이라는 옳지 못한 잣대를 들이대 우리가 먼저울타리를 치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그런 마음들이 가슴을 답답하게 할 때 '어떤 느낌일까?'를 만났다. 길지 않은 글과 소박한 그림을 이제 여섯 살이 된 아이와 함께 보았다. 읽어주고 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도 한 동안 그냥 책을 뒤적이며 있었다.  그 잠깐이 아주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가만히 아이를 보았다. 책을 가슴에 안은 아이는 무언가 애틋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엄마! ㅇㅇ이모가 생각났어!" 책을 읽고 아이와 느낌을 나누고 무언가를 만들며, 독후활동에 공을 들였었지만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아이는 혼자서 많은 활동을 머리 속으로 했으므로... 

어줍쟎은 지식으로만 장애우를 설명하려 했던 엄마의 오류 바로 잡아준 책이어서 참 고맙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우리도 한 번 해보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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