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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도서관
  • 포트노이의 불평
  • 필립 로스
  • 15,120원 (10%840)
  • 2014-02-28
  • : 1,117



필립 로스의 <포트노이의 불평>을 읽는다는 건, 잘나가는 정치인이 술에 만취해 자신의 부끄러운 성적 판타지를 확성기로 폭로하는 장면을 직관하는 것 같다. 발간 당시 미국 전역을 뒤집어놓았던 이 작품은 문학이라는 우아한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품격 있고 지적인 ‘야설’이다. 로스는 도덕과 교양이라는 단단한 가면을 가차 없이 찢어버린다. 그 자리에 인간이 숨기고 싶어 하는 가장 찌질한 본능을 날것 그대로 전시한다.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하다. 엘리트 변호사 포트노이가 정신과 의사 소파에 누워 쏟아내는 거대한 고백록이자 넋두리다. 내용은 절대 심플하지 않다. 유대인 가문의 숨 막히는 과보호에 질려버린 주인공이 스트레스를 기괴하고 문란한 성적 집착으로 배설하는 과정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로스는 주인공이 겪는 리비도의 폭발을 필터링 없이 묘사하는데, 이 상스러운 이탈의 궤적들을 이토록 세련되고 현란한 문장으로 세공해 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소설이 가진 최고의 반전이자 유머다.


이 작품이 삼류 포르노 소설을 넘어 위대한 고전으로 살아남은 이유는, 그 문란함의 이면에 도사린 '눈물겨운 생존 투쟁'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포트노이의 지칠 줄 모르는 방탕함은 사실 쾌락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을 옥죄는 종교적 율법과 사회적 시선이라는 거대한 밀실을 부수기 위한 처절한 발악에 가깝다. 로스는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주인공을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 그저 죄의식과 수치심이라는 지옥 속에서 자신을 파괴해 가는 인간 본연의 이기심을, 냉소적이면서도 배꼽 잡는 블랙코미디로 관조한다.


고결한 척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가장 발칙하고 예리한 비수 같은 작품이다. 독자는 불쾌함과 해방감이 묘하게 뒤섞인 카타르시스를 목도하게 된다. 이 소설은 우리가 딛고 선 이 견고한 도덕적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의 본능 위에 아슬아슬하게 부유하고 있는지를 폭로한다. 유쾌하고 완벽한 심리 해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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