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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님의 서재
  • 세상의 모든 신화 신박한 정리
  • 박영규
  • 21,600원 (10%1,200)
  • 2026-05-27
  • : 465
중국과 일본의 건국신화를 처음 접할 때 놀랐다. 단군신화를 셀 수 없이 접하는 동안 다른 나라의 건국신화를 궁금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나라에도 건국신화가 있으리란 생각조차 못했다. 스스로에 대한 충격이 가시자, 다른 국가의 건국 신화는 선민사상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을지, 당시 시대상은 어떻게 녹여냈을지 무엇보다 어떤 공통 요소들이 있을지 궁금했는데 이 책이 해결해주었다.

목차 봤을 때 설렜다.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아프리카, 서아시아와 인도, 게르만-북유럽, 켈트, 슬라브- 동유럽/ 튀르크-몽골, 말레이제도와 오세아니아 신화까지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로마, 한국 신화도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한국 신화는 분량이 적고 한국사를 공부한 적이 있다면 대부분 알 얘기라 굳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은 의외로 서론. 가장 궁금했던 신화들의 공통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신화는 일정한 패턴과 구조를 공유하는데 다섯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으며 창세, 인류 탄생, 홍수, 건국, 영웅이 그것이란다. 각각의 키워드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해석하는 보편적 틀로 기능하는데 나한테 인상깊은 키워드는 창세와 홍수였다.

특히 홍수는 이 재난 서사가 등장할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대로라면 신화 속 이야기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단 불안감. 언제나 에어컨 희망온도는 18도를 유지하고 가디건을 걸치고 있는 사람들. 50여년 만에 찾아온 덜 더운 여름임에도 잠깐의 더위도 참지 못하는 사람들. 아니, 애초에 참을 생각이 없는 사람들. 단순 전기요금 문제가 아닌데 그저 돈돈돈… 뭐든 돈으로 치환하는 꼬라지들이… 우주의 먼지만도 못한 존재들이 그러고 있으니 어딘가에 창조주가 존재한다면 나 같아도 물청소 한번 하고싶어 질 거 같달까.

암튼 책은 전반적으로 흥미로운데 솔직히 다소 중언부언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공통적인 내용이 많은만큼 어쩔 수 없단 생각도 들지만 똑같은 얘길 한번 더 짚느니 한두 편의 신화라도 더 깊이있게 다루면 어땠을까. 이 책을 교두보 삼아 관심 있는 문화권의 신화만 다룬 책으로 건너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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