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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님의 서재
  •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 닐 셔스터먼
  • 17,820원 (10%990)
  • 2025-07-10
  • : 4,421
📚 “생명법은 인간이 잉태된 순간부터 13세에 이를 때까지 그 생명에 대한 침해를 금지한다. 그러나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아동은 부모가 소급적으로 <중절>할 수 있다. 조건은 아동의 생명이 <기술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동을 중절하는 동시에 살려 두는 과정을 <언와인드>라 한다. 언와인드는 현재 사회에서 용인되는 흔한 관행이다.” -p.11

👩‍💻 순간적으로 이해가 안 됐다. 아니, 내가 잘못 이해한 줄 알았을 만큼 충격적인 설정에 눈을 의심하면서 첫 페이지를 읽고 또 읽었다. 여기에서 ‘중절’의 사전적 의미는 ‘중도에서 끊어 버리거나 그만둠’.

부모가 원하면 13~18세 아동을 산 체로 조각내는 동시에 살려둘 수 있다고? 생명이 ‘기술적’으로 끝나진 않는다는 게 가능해? 살아도 살아있다고 할 수 없는 식물인간과 뭐가 다르지? 와… 아직도 첫 장의 충격이 가시질 않네.

전부터 눈여겨봐둔, 작가의 전작 <수확자>의 설정도 가히 놀라웠다. 죽음이 사라진 미래, 인구조절을 위해 생명을 거두어간다는 의미의 수확이라니… 누가 무슨 권리로 수확자들에게 남의 생명을 끝낼 권리를 주지? 소설이라지만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나 싶었는데 언와인드는 더 경악스럽다.

#스포주의
그 끔찍한 세계의 초입에는 아이를 신께 십일조로 바치기 위해 낳은 부모가 있다. 그들은 아이의 언와인드를 앞두고 몇 년 동안 계획한 성대한 파티를 연다. 컨트리클럽 대연회장에 수백 명이 모인 파티를 위해 밴드를 선택하고 음식을 고르고 식탁보 색깔까지 결정한 이는 부모가 아니라 인간 십일조로 언와인드를 앞둔 아이, 레브였다. 언와인드는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운명이라고, 너는 선택받고 축복받은 존재라고 부모가 평생 세뇌한 탓에 자신의 언와인드 기념 파티를...기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데도 제 평생 최고의 날로 만들기 위해 손수 준비한 것이다. 아… 레브 진짜 ㅠㅠㅠ

후반에는 한 아이가 언와인드 당하는 과정도 아주 자세하게 그려지는데 그곳에 인간의 존엄은 흔적조차 없다. 처음엔 이 작가는 어떻게 이런 끔찍한 상상을 하지 싶었는데 전쟁사나 고문의 역사를 보면 인류가 이미 수없이 저질렀고 지금도 저지르고 있을 만행이라 씁쓸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인간이란...

근데 이 소설, 2013년에 이미 <분해되는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출판했었네?? 와.. 근데 이렇게 트렌디하다고???
놀라움에 끝이 없네. 암튼 간만에 진짜 흥미롭게 읽은 소설. 2편도 너무 기대된다. 얼른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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