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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님의 서재
  • 징비록
  • 유성룡
  • 14,400원 (10%800)
  • 2024-11-10
  • : 585
“어찌해서 먼저 사람이 잘못한 것을 뒤의 사람도 이것을 고칠 줄 모르고 지금까지 계속 그것을 답습해서 마침내 일을 그르치는가?” -p.398

<징비록>은 서애 류성룡이 십여 일 만에 세 도읍(서울,개성,평양)이 함락되고 온 나라가 무너졌던 임진왜란 같은 위기가 재발하지 않길 바라 남긴 기록이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도성, 옳은 판단도 꽤 해서 의외였으나 어쨌든 백성들 등지고 피란부터 가버린 임금, 전쟁 중에도 첩실과 놀아나기 바빴던 장군, 그 와중에도 권력 다툼은 계속되고 충신들은 죽어나갔으니 이 나라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건 기적이 아닌가 싶었는데… 이 기적을 2024년에 이르러 대통령이란 작자가 제 손으로 무너뜨리는 참극을 목도하네.

12월 3일 밤 10시 30분경, 나는 부끄럽지만 사태의 위중함을 실감하지 못했다. 퇴근길에 <속보> 윤석열대통령, 비상계엄령 선포 라는 헤드라인만 봤을 땐 전쟁난 줄 알고 손이 떨렸는데 영상 보니 뭔 말도 안되는 소릴 하고 자빠졌어. 저런 인간이 대통령이란 사실과 그 말도 안 되는 행태에 쪽팔려하고 있던 나와 달리 곧바로 국회로 향한 시민들과 국회의원들 그리고 스스로 판단했던 일부 군인들 덕에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공화국으로 남아있는 기적을 경험 중이다. 시민들은 제2의 이순신이 나타나길 바라는대신 광장에 나가 스스로 나라를 지키고 있다. 그가 직무 권한을 쥐고 있고, 정권 놓치기 싫은 국짐이 탄핵을 반대하기로 한 이상 대한민국은 여전히 위험하니까. 주말엔 따뜻한 이불 속에서 <피의 게임3>나 보고 <모방범>이나 읽으며 쉬고 싶은데… 그 자의 직무 권한이 정지될 때까지라도 광화문에 나가려 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방벽까지 쌓아야 하냐며 노역을 꺼리다 나라를 빼앗겨버린 어리석은 백성을 답습하진 말아야지.

광화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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