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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님의 서재
  • 죽은 자의 몸값
  • 엘리스 피터스
  • 15,120원 (10%840)
  • 2024-10-30
  • : 923
1141년 2월 7일 그날, 수도원에서는 매 성무일도 시간마다 특별기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북부 전투에 가담한 어느 한쪽의 승리나 패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보다 신중해지기를, 화해로 다가서기를, 한 나라의 젊은이들로서 유혈 행위를 멈추고 생명을 존중하기를 바라는 기도였다.-p.11

12세기 잉글랜드, 내전이 극에 치달은 상황에서 두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시작된다. 스티븐 왕의 부하이자 휴 베링어의 상관인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적군의 포로가 되었는데 그의 딸, 멜리센트가 왕 측 포로가 된 앨리스란 남자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 양측이 둘의 혼인을 성사시키며 화해 또는 휴전이라도 하면 일석이조겠지만 적대적 관계에 있던 두 가문의 화합 가능성은 전무하다. 포로를 교환하면 재회조차 불가능해질 두 남녀는 바라선 안 될을 바라게 되는데…

“당신을 안기 위해 뭘 해야 하든, 당신에게 가기 위해 얼마나 싸워야 하든 다 상관없어요. 우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자는 누구든 죽여버릴 거예요.”-p.104

그때 사건이 발생한다. 포로 교환을 앞두고 길버트가 살해당한 것.
잠시나마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하길 바랐던 멜리센트는 같은 마음을 품었던 앨리스를 의심하지만 그는 결백을 주장한다. 정말 사랑에 눈 먼 앨리스가 한 짓일까? 만약 그가 아니라면 범인은 누구일까?


#스포주의
“한 사람의 선행을 모두 합쳐도, 그 양이 아무리 엄청나다 해도, 그가 저지른 단 한번의 죄악을 덮을 수 없다는 서글픈 논리가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건 세상의 손실이기도 하죠. 그리고 전 더 이상의 죽음을 바라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충분해요. 또 다른 죽음을 부른다고 먼젓번 죽음이 치유될 수는 없죠.”-p.339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아쉬운 에피소드다. 일단 전작은 범인과 살인동기를 끝까지 예측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예상대로였다. 또 하나는 멜리센트의 대사를 곱씹어봐도 죽은 사람 입장에선 황당하기 그지 없는 용서란 생각이 떨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를 범인이 목숨 걸고 구했기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한 ‘단 한번의 죄악’은 덮어준다? 범인이 앨리스를 젖형제로서 평생 진심 사랑한 건 사실이나 애당초 목숨을 건 그 엄청난 선행이야말로 ‘단 한번의 죄악’에 대한 속죄 아닌가? 범인이 목숨 걸고 지킨 사람이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스티븐 왕의 다른 부하였어도 진정한 용서 운운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결말 별로임. 10권은 다시 기대하겠어!

“살아있는 이상 인간을 피할 길은 없어요. 그저 그들 속에서 당신 몫을 해야 할 뿐이죠.”-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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