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심리를 알아야 글도 잘쓰나봄
heezak 2024/09/2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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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의 감각
- 스티븐 핑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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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 - 2024-06-30
: 7,225
출간 알림 메시지를 받자마자 장바구니에 담았더랬다. 저자의 대표작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가 1,408페이지짜리 벽돌책임에도 잘 읽히고 구조적으로도 훌륭한 글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그의 필력이 뛰어나단 인식이 뇌리에 박혀 있었기 때문.
책을 처음 받았을 땐 영어 글쓰기의 기본, 영어 글쓰기의 정석이란 문구 때문에 번역계 종사자를 위한 책을 잘못 선택한 줄 알았다. 그런데 좋은 글을 쓰는 원리는 언어종류를 막론하고 매한가지인지 국내 작가들의 지침과 상통하고, 못 쓴 글과 교정한 글을 나란히 보여주는 예시도 많아 이해가 수월했다.
특히, 나의 글이 한층 명료해질 수 있단 희망을 발견해 흡족하다. 간결할수록 좋다, 수식어를 줄여라는 글쓰기 지침서 한두 권만 읽어도 알 수 있는 좋은 글쓰기의 기본이다. 난 이를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고질병이 있었다. 특히 빈도나 정도를 표현할 때 '조금, 다소, 매우, 아주' 등을 쳐내지 못했는데 그 원인을 깨달았다.
"그저 정확성을 위한 정확성은 융통성 없이 얽매이는 것일 뿐이다. (중략) 독자가 전체 논지의 버팀목에 불과한 세목에 대해서까지 작가에게 꼬치꼬치 따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작가와 독자 사이에 구축된 관례이다. 작가가 밤쌤할구석을 만들어 두지 않은 진술에 일말의 관용도 베풀지 않고 적대적으로 따질 만큼 파렴치한 독자라면, 작가가 발뺌할 구석을 잔뜩 마련해 두었더라도 어떻게든 공격할 구멍을 찾아내고 말 것이다. " -p.94
와... 융통성과 독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라는데 바로 수긍했다.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거 아니었나? 스티븐 핑거는 어떻게 일면도 없는... 아니, 나도 몰랐던 내 속까지 꿰뚫어봤지? 아! 하버드대 심리학자 교수이자 인지 과학자였지. 아이가릿ㅎㅎ
이제 빈도나 정도 표현하는 부사는 과감히 삭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피드에서 삭제한 무려, 좀, 아주만도 여럿. 모처럼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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