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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님의 서재
이 책을 산 이유는 나중에 복직 했을때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고 환경정리도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였다. 처음 발령 받고 교실을 꾸며야 하는데 해본 적도 없고 유난히 손재주가 없기도 해서 그 전 선생님의 환경 정리를 적당히 보완해서(먼지만 가볍게 털고) 사용했다.
하지만 그 때는 정말 작은 학교라서 할 일이 많아 배워야 겠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후회가 되었다. 하다못해 사물함에 이름표 하나 꾸미는 것도 해주지 못했다. 게으른 내 성격 탓도 있지만 그런 분야에 소질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몇 권의 종이 접기 책을 샀는데 처음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거의 한권이 다 끝나가고 있다. 서울 근처나 대도시에 산다면 배우러 다닐 수도 있겠지만 이곳은 원체 시골이라서 책에 의지 할 수 밖에 없었다.

맨 처음 종이접기는 '학'이었다. 학도 처음 접어보는 것이라서 몇일 동안 혼자서 하다보니 헤맸다. 종이접기는 입체적인 건데 책에는 단면적으로 나오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혹시 이 책의 문제는 아닌가 해서 서점에 가서 여러가지 책들을 다 찾아봤지만 그런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학을 처음 접고 정말 감동했다. 난 역시 손재주가 없어서 안되나보다하고 던져 버린 적도 여러번이다. 짜증도 나고. 한권이 끝나가지만 지금도 역시 그다지 뛰어난 실력은 아니다. 240가지라고 하는데 그 중의 절반 가까이는 못 접는다. 하지만 다 접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열심히 해보고 안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앞의 것들을 접다 보면 안되던 것들도 되고는 한다.

기린, 토끼, 여러가지 새들, 닭, 금붕어, 고래 등등. 색종이가 동물로 바뀔 때 실력은 둘째치고 자신감이 자란 것 같다. 물론 동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보자가 종이접기를 시작 할 때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프뢰벨의 가베(은물)가 유행인데 오히려 종이접기가 더 나은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하고 결과물이 더 직접적이고 보람 있다. 너무 어릴 때는 다소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연령이 된다면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노작 교육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색종이 한장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위도 풀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말이다.

단점이 있다면 이 책을 쓰신 분들이 일본인들이라서 문화적으로 맞지 않는 작품들이 다소 있다. 일본인이라면 금방 이해되겠지만 우리는 이게 뭐지?라고 생각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무엇인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참 흐뭇한 일이다. 인간을 창조하고 보기에 심히 좋았다는 말씀을 한 것처럼 모방이기는 하지만 내손에서 무엇인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커다란 기쁨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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