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없는 세상이 되기를.
엉겅퀴 2004/02/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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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들여오면서 번역 하시는 분이 프로이트를 만든 여자들이라고 제목을 바꾼 것은 아이러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정신 분석계에 있어서 훌륭한 여성도 많다는 걸 말해주려고 원저자는 그런 것 같은데 번역 하시는 분은 프로이트를 제목에 붙임으로써 역시나 남성 중심으로 다시 말해서 영웅 중심으로 이목을 끌려고 한게 아닌가 싶다.
굳이 프로이트를 집어넣어서 제목을 만들려면 '프로이트에게 이용당하거나 이용 당하기를 거부한 여성들'이 조금이나마 적합한 제목이 되지 않을까.
정말 이 책 읽으면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하지만 이 땅의 남자로서 남성 우위의 역사를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누리고 살아온 속죄의 심정으로 읽었다.
프로이트에 대해 요즘 부쩍 관심이 많아져서 그 방면에 대한 책들을 찾다가 고른 책인데 정신 분석에 대해 알 수 있다기 보다는 여성들의 업적과 프로이트의 옹졸함과 남성적인 정복욕에 대한 규탄 그런 것들이다.
나는 여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여자들이라면 읽어볼만 할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정복욕과 공명에만 사로잡혀 여자들을 깔보고 업적을 가로채고 비하 시킨다는 것에 대해 가르쳐주고 있으니까. 그리고 남성의 그런 특징들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니까.
잉에 슈테판은 그래도 합리적인 페미니스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살다보니 불편한 심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논리적인 면이 충실해서 터무니 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정신 분석에 대해 그리고 그 주변의 권력 구조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이라면 난해하게 생각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남과 여가 그 차이를 존중 받고 이해 받고 남녀평등이란 말이 사어가 될 날이 온다면 이런 책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남자들도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남자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것을 누렸고 남자라는 그 한가지 이유로 고의는 아니더라도 부당한 권력을 사용했으므로.
어느 페미니스트의 책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남자들은 다 미쳤어요'든가. 제목이 확실한지는 않지만. 책의 내용도 이런 식이었다. 군대 가기전 여자랑 자는 술집에 가거나 길에서 치마를 들추는 장난을 하고 나서 군대 가니까 이해하세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남자는 다 저질이라는 식의 그런 내용들이었다.
그 책의 저자가 교수님이셨던 것 같은데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남자가 그럴지는 몰라도 모든 남자가 그렇지는 않은데 남자 전체가 미치광이로 도매금이 된 것은 조금 과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면에서 진솔한 편이다. 과장되게 여성의 업적을 치켜 세운 것도 아니고 여성을 늑대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양으로 표현하지도 않았다. 어느 정도는 자의적으로 이용당한 점들도 이야기 하고 있다.
남자들은 페미니즘 책이라고 하면 여성의 편견의 산물로 보지만 읽기 힘들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여성과 남성의 상호 이해와 존중을 위해 이런 책들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여성 차별의 원죄가 있으니,..
이 책이 별로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 분석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페미니즘에 더 치우쳤다는 것은 알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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