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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님의 서재
참 괜찮은 세계사 책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알고 있는 세계사에 대해 간략하게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게 잘 기술한 것 같다. 저자의 세계사라는 제목을 사용한 것에 대해 부끄럽다는 고백도 이 책을 읽는데 큰 힘이 되어준 것 같다.

제국주의에 지독하게 당했으면서도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에 서서 가르치고 있는 우리의 실정에서 보자면 이 책은 적당한 선에서 제국주의와 타협하고 있는 듯 하다.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어느 쪽으로도 편향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려 했다는 말이다.

주로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기억이 잘 나지 않고 다시 차례차례 돌아보기는 어려운 사람에게 작은 일화와 짧막한 저자의 해설이 거시적으로 서양사를 바라보는데 지루하지 않고 많은 양의 내용에 지치지 않도록 재미를 준 것 같다.

역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교훈을 준다. 하지만 잊고 다시 끔찍한 역사들이 반복된다. 인간이 갈수록 놀라운 기적들을 만들어 가면서도 과연 진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세계사는 말해주고 있다.

잘 먹고 잘 살게 될수록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인간의 이성을 믿고 평화를 지향해 나가야 할텐데 오히려 나날이 퇴보해 가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탈무드에 한 인간이 모든 창조물보다도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1차 대전의 그 끔찍함을 인간은 잃어버리고 그보다도 더 무시무시한 2차 대전을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이유로 일으킨 것을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역사를 돌아보면서 경계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민족주의를 고취시키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약간은 그런 생각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닐 수도 있다. 위대한 민족은 무슨 해괴한 말인지 모르겠다. 그러면 위대하지 않은 민족도 있다는 말인가. 사람은 그 자체로 모두 고귀하다.

나치즘의 그 미치광이들이 하일 히틀러(찬양 히틀러)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인삿말을 처음 시작했을데 독일 국민도 비웃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무섭게 나치의 사상에 빠져들어갔다. 사상은 이다지도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난해하기도 난해한 사상의 문제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인간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얼마나 고려하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있는 듯 하다.

우리 사회에 뻗어 있는 제국주의와 서양 중심주의가 어느 정도 그 목차와 내용들에서 나타나고는 있으나 오히려 학교에서 배웠던 것보다 순화 되었고 합리주의적이라고 생각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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