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아래 쉼터가 그립다.
엉겅퀴 2004/02/0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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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접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뇌도 나무와 같이 이번에 구입하게 되었는데 베스트셀러라고하니까 먼저 읽었다. 아주 오래전 개미를 처음 읽고 나는 정말 섬찟했다. 책의 내용이 아니라 사람의 머리에서 이토록 기발한 생각이 나올수 있을까 하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무는 그것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고 어느 정도 기대를 덜고 보니까 그런대로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기도 했다. 별로 맞지 않는 비유일지는 모르지만 어른들을 위한 이솝우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달짝지근한 전체주의라는 글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언론이 대중을 집단적,전체적으로 획일화 시켜가고 있는 것을 작가는 비웃어 주고 싶었나보다. 사실 내가 대학 시절부터 가장 경계 했었던 말은 집단이나 전체 이런 말이었다. 수의 신비나 그 주인의 그 사자와 같은 이야기에서 작가의 안타까운 심정이 느껴진다. 여론을 조작하고 대중을 그 틀에 맞춰갈려는 생각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토록 비웃고 풍자했지만 그 달짝지근한 전체주의의 혜택으로 자신의 책도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더욱더 잘 팔리고 있느니까.
그래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좋기도 하고 때로는 의문스럽기도 하다. 그는 변하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인가를 주장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냥 기발하고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은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된다. 매우 개성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들을 주관이 배제된 듯한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이 매력이기도 하고 왠지 아쉽기도 하다. 그로 인해서 땅 아래 있던 것들도 돌아볼 수 있었고 시너지 효과로 땅 위의 인간 아닌 것들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 이번 나무를 통해서 인간 내면과 이제 진정한 현재의 일들이 많이 되버린 미래 사회의 문제점들을 통찰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나무가 주는 따뜻함은 없다. 푸근한 나무 밑을 생각하면서 이책을 선택한 사람은 다소 마음이 무거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시골 장터 입구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선 것 같은 삭막한 느낌이 계속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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