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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혜님의 서재
  • 노멀 피플
  • 샐리 루니
  • 15,300원 (10%850)
  • 2020-04-27
  • : 2,871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보다 좀 더 진짜 어머니 혹은 나이 많은 친구와 같은 남자친구의 어머니라니.. 상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기에서는 분명 로레인이라는 존재로 인해 그 아들인 코넬과 주인공 메리앤은 서로에게 가까워지고 마지막까지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 메리앤은 계속해서 코넬에게 “넌 좋은 아이이야”라고 말하지만,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코넬은 내밀한 인간관계에 대해 좀 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다소 나르시스적인 면을 지니고 있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한 예로, 대학 전공 수업에서 불안하게 시작한 발표수업에서 천재라는 평을 들으며 마무리되자, 그의 자신감은 확 치고 올라간다.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부모들이 고급 사립중등학교를 나온 자식들에게 ‘코넬처럼 독똑한 사람을 만난다는건 큰 행운’이라며 평하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그런 그를 메리앤은 진정으로 나쁘게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물론 10대의 비밀스러운 연애관계를 무자비하게 깨뜨린 결정적 계기 역시 코넬쪽이었고, 그롤 인해 메리앤은 안그래도 별로 미련을 갖고 있지 않던 학교를 자퇴하고 둘이 같은 대학에서 마주칠 때까지 만남의 공백이 이어졌다. 그 때 분명 나라면,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이로 규정해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말머리에서처럼, 현명한 로레인이라는 중매인이 있었기 때문에 메리앤과 코넬은 그 공백기에도 서로에 대해 생각을 이어나갈 기회가 있었고, 그래서 이후의 그들은 더 의미있는 관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듯 하다.

 

책 표지의 통조림 속 포옹한 남녀는 분명 둘을 가리킨다. 마치 한 명적소설에서 알을 깨고나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이처럼, 이 둘의 관계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통조림 뚜껑을 따고 나온 이후에 비록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무조건 함께 하려고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다. 그것이 개인적으로는 메리앤에게 진정 행복이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긴 하지만, 그것이 그녀가 코넬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싶다. 로맨스란 어쨌든 완벽하게 달콤하진 않고, 언제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처럼 지루하고 단순한 결말은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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