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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혜님의 서재
  • 여름의 겨울
  • 아들린 디외도네
  • 12,600원 (10%700)
  • 2020-02-25
  • : 261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장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당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소녀의 모습으로 대체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삶을 놓아버릴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뒤집어놓을 방안이 있기나 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그 한줄의 순간에 작가는 놀라운 결말을 제시한다.

 

 

가정폭력은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남동생 질의 머리 속에 괴물을 키웠고, 어머니는 일찌기 생각하기를 멈추기로 결정하고 아메바가 되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파편이 되었던 접시와 스테이크"(p136)의 공포에 굴복하는 대신 결국 우리의 상상을 완전히 깬 결말로 가족을 지켜낸다.

 

 

소녀는 어린 시절 젖니를 드러내며 마법과 같은 웃음소리를 들려주던 동생을 되찾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최소한의 순간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렇게 남은 가족은 살아남는다. 모든 것이 정체되고 숨죽이면서 자신의 존재를 가리려고 해도 또래의 사고를 훨씬 뛰어넘는 명민함과 생명력 넘치는 의지는 숨길 수 없었다. 그것으로 그녀는 위험에 처하고, 그것으로 그녀는 그들을 압도하던 암울하기 짝이 없는 '진짜 삶'을 걷어차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내내 답답한 가슴으로 지켜보던 그들이 그토록 끔찍한 현실에서 해방되는 순간 경탄을 금치 못한다. 소녀는 결국 어린 시절의 소원을 실현했고, 그녀의 삶의 2막을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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