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사는 돈 관리다
후루야 사토시 지음
돈이라면 있는 만큼 쓰는 것이라고 평생 그 정도만 알면서 살아온 필자에게 이 책은 일반적인 돈의 가치에 대해 알고 있던 상식을 확 뒤집는 숫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겉으로 보기엔 연매출 10억까지 달성해 승승장구해보이던 한 젊은 온라인 꽃집 사장님의 남모를 고충인 ‘자금압박’이란 지옥 속에서 파산 위기를 극복하고 흑자의 길로 돌아설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여정이 책 속에 생생히 그려지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드라마틱해서 이게 도대체 사실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조차 했다. 그러나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숫자‘로 증거를 들이미는데 이 변화가 거짓일거라고 반박할 이는 매우 적어 보인다.
꽃집 사장님은 온라인 꽃집 시장에 조금 일찍 발을 들인 덕에 높은 매출을 유지하면서도 그만큼 인건비와 은행융자, 광고비를 갚는데 허덕이는 가운데, 어떻게든 늘어나는 매출액에만 집중해왔다. 그런 사장님이 적자의 개미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방법은 바로 ‘매출이익’이 아닌 ‘한계이익’에 대해 배운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필자도 역시나 그저 꽃집 사장님의 당황스러움을 함께 느끼면서 이것이 대체 무슨 말인가 싶기만 했었다. 한계이익이란, 얼마를 팔아야 돈을 벌 수 있는지 알려주는 제일 중요한 지표이다. “한계이익 = 매출액 - 변동비”라는 공식을 크게 걸고, 드디어 책은 본격적인 숫자놀이를 시작한다. 제품의 가치에 따라 최소 25%를 유지해야 하는 한계이익률만 확실하게 알고 있어도, 상품을 판매하던 가격을 올려서 기존보다 적게 팔아도 이익을 유지할 수가 있다. 일하는 사람을 대거 투입하여 저렴한 가격에 무조건 많이 판매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큰 결정이 필요하다. 한계이익룰이 따라서 상품판매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인가를 세 가지로 요약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한계이익률이 20% 이하인 상품이거나 현재 자기 가계의 평균 한계이익률보다 낮은 상품
● 그 상품이 전혀 팔리지 않아도 타격이 없는 상품
● 회사 이미지를 좌우하지 않는 상품(한계이익률이 낮아도 회사 이미지에 관여하고 있다면 가격인상 재고려)
너무 어려운 표현들이 넘쳐흐른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숫자에 대한 실질적 지식이 매우 부족했던 꽃집사장님이 차근차근 매출용어를 익히며 가격인상으로 매출이 줄어도 결국 흑자경영을 일굴 수 있게 된 비결이 바로 이 용어들 속에 숨어있음을 깨닫게 된다. 어떻게 해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자영업자라면 같은 경영난을 겪고 있던 꽃집 사장님의 이야기를 한번 읽어봄이 어떨까. 그럼으로써 당신의 가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