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첫 실험 이후로 약 500건의 연구에서 증명된 바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필연적인 죽음을 상기하게 될 경우(이른바 필멸성 인식을하게 될 경우), 자신들의 가치 (문화적 세계관)를 더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그런 가치에 맞게 살려고 더 노력하는데, 그렇게 하면 스스로를 더 나은 존재로 여기게 된다(자존감 상승). 과학적 증거에 따르면, 필멸성 인식으로 인해 모든 부류의 사람들은 외집단을 불리하게 만들더라도 자신의 세계관을 강화시키려고 한다. 자기 세계관을 더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자신들의 가치에 도전을 가하는 사람들에게 가혹한 판단을 내리고, 그런 도전자들을 가혹하게 대한다. 이런 강화 기제 덕분에 우리는 죽음과 연관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P301
TMT(공포관리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생의 의미가 필요한데, 자신들의 세계관을 잠식해버리는 위기의 시기에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라야 사람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지도자는 테러 공격이 초래한 불안에 맞서 죽음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P304
한 사건의 여파로 대중적 인물들이 ‘위험한 타자‘를 지속적으로 떠올리게 하면, 분열은 심화하고 상황의 기류가 더욱 극단적인 사고방식 쪽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런 기류 변화만으로는 불화를 일으킬 만한 사건을 겪은 후의 일시적인 도덕적 분노상태가 혐오를 핵심으로 삼는 지속적인 생활방식-‘밀기‘ 범주에
‘서 ‘당기기‘ 범주로의 전환을 겪는 위험한 존재 상태-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이런 변환이 완성되려면, 급진적인 자료를 접하는 일과 극단주의 집단에 의한 그루밍이 필요하다.- P309
급진화의 기본 이론은 세 가지 단계를 갖는다. 첫 번째 단계에서, 어떤 이가 무의미와 나약함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줄 동기를 찾는데, 이 과정은 주로 자신의 존재 의미에 관해 고민하면서 이루어진다. 두 번째 단계에서, 급진적 이데올로기가 폭력의 선동, 자기희생과 ‘순교‘를 통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는 길을 제공한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마찬가지로 존재 의미를 찾는 급진적 동료들과의 교류를 지속시키는 복잡한 사회적 과정이다. 이 과정은 내집단과 거의 가족과 비슷할 만큼 강한 유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서 극단주의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을 높인다.- P315
극단주의 집단은 아래와 같은 다양한 책략을 통해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믿음을 선동한다. ‘우리‘와 ‘그들‘ 사이의 차이를 부각시키기, 집단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하지 않는 이들과의 관계 끊기, 상실 그리고 상실이 집단 내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강조하기, 상실이 일어나게 만든 자들은 하위인간이며 이해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기, 비효율적이고 쓸모없다는 이유로 비폭력적인 형태의 행동을 그만두기, 절망, 굴욕, 수치 및 분노에 초점을 맞추어 상실에 대응하는 법을 가르치기, 극단주의 폭력에 가담한 것에 대해 순교자 찬양의 형태로 보상하기, 개인적 폭력이 더 넓은 활동의 일부이며 고립된 승리가 아니라는 확신을 구성원에게 심어주기, 폭력 행동으로만실현될 수 있는 미래의 유토피아 세상을 제시하기.- P324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논리는 자살폭탄 테러리스트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영향이 미미했다. 이를 설명할 한 가지 논거로는, 신성한 가치는 너무나 소중한 신념이기에, 그런 가치를 지키는 선택을 제시받았을 때는 의사결정을 애써 처리할 필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선택의 순간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정신적 처리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신성하지 않은 가치와 달리, 신성한 가치와 그것의 의미는 ‘뇌 속에별도로 저장되어 있는 셈이다.- P330
정체성융합은 개인과 집단이 합쳐지기 시작해서 둘 사이에 경계를 그을 수 없을 때 생긴다.
이는 가령 학교, 직장 또는 지역 공동체 내에서 어느 한 집단에속한다는 느낌 이상의 것이다. 융합이 너무나 강해서 개인과 집단이 ‘본질‘을 공유한다고 믿기에, 어느 한쪽이 다른 쪽 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완전한 헌신이 가능해진다. 이 융합된상태에서는 집단에 대한 공격이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과 똑같이 여겨진다. 선사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융합이 집단의 생존에, 그러므로 개인의 생존에도 필수적이었다. 이웃 부족과 두렵기 그지없는 전투를 치러야 하는데도, 정체성 융합 상태인 개인은 자기만 살자고 싸움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P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