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안과 밖에서 느끼는 괴리감의 정체
hshseo0920 2025/03/3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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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모노
- 성해나
- 16,200원 (10%↓
900) - 2025-03-28
: 317,601
- 출판사 이벤트를 통해 받은 가제본 도서입니다.
어느 관계 간의 미세한 균열이 생길 때 우리는 경계선 앞에 놓인다.
줄곧 함께 서 있던 곳인데, 공간에서 밀려나는 느낌의 원인은 무엇일까.
저도 모르는 새에 각자의 위치를 정해주는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성해나는 삶 곳곳에서 경계가 그어지는 과정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우리의 삶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마주했을 때, 떨어진 우리의 '일부'를 다시 되찾을 방법이 있을까.
일곱 편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좀처럼 제목이 주는 진동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었다.
"혼모노" 일본어를 빌린 "진짜'의 의미를 계속해서 탐구하게 만드는, 제목(표제작)이 주는 힘이 굉장히 강렬했다.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소속감인가, 그들이 바라는 욕망은 과연 욕심이고 어긋난 것일까, 관계의 유효기간을 유지 시키고 해지하게 만드는 힘에 우리는 계곡 무력한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나.
소설집을 모두 읽고도 우리를 장악하는 '진짜'를 정의 내릴 수 없지만, 애써 외면하려 했던 불편한 진실들을 흡입력 있게 마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성해나 작가의 글은 전혀 특별하거나 튀지 않는, '평범한' 사람의 인간 군상을 다룬다.
그런데 이들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다보면 결코 평범한 사람들처럼 느껴지지 않는데, 이는 불편하고 추한 감정을 깊숙이 들여다보지 않으려 하는 우리의 자기방어의 형태화(서사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서늘하고 스릴있도록 재밌게 구성된 스토리텔링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표제작 「혼모노」에서 선연하게 나타난, MZ스러운 감각을 이어가 마지막까지 흥미로움을 놓치지 않은 게 이 소설집에서 드러난 가장 큰 강점이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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