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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hseo0920님의 서재
  • 화성의 아이
  • 김성중
  • 15,120원 (10%840)
  • 2024-10-15
  • : 1,918


누군가와 의사소통을 하고 자신보다 약한 이를 돌볼 수 있는 생명이 가진 가장 큰 힘은

다정과 믿음이다.

무자비한 폭력과 상실의 상처를 견딜 수 있는 건

다른 이와 주고받는 애정과 돌봄이다.

소설 속 낯설지만 탄탄한 세계관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인물의 상황과 소설의 배경을 보여주는 첫 문장은 정말이지 강렬했다.

소설은 현재로부터 삼백 년이 지난, 미래의 화성을 무대로 지구로부터 쏘아보내진 비인간적인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구로부터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비인간적인 존재들의 이야기라니,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본성'에 관심이 많은 내게 굉장히 흥미로웠다.

더군다나 지금 현재 존재하는 화성이 아닌, 삼백 년 후의 화성 속에서 인간과 멀리 떨어져 있는 미지의 생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어떤 감각과 전율을 느낄 수 있을지 기대되었다.



책은 실험동물 대상에서 살아남은 '루'의 시점을 시작으로 그녀의 자식 '마야'의 시점으로 이어진다.

마야를 낳는 과정에서 루가 죽고, 마야의 시점에 들어서면서 소설의 이색적인 세계관이 본격으로 선명해진다.

모스크바를 떠돌던 개 '라이카', 화성 탐사로봇 데이모스, 인간들로부터 강제로 눈꺼풀을 제거 당한 소녀 키나, 그리고 마야.

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 속에서 비친 지구에 사는 인간들은 매우 폭력적이다.

무려 지구에서 화성 개척을 목적으로 임신한 루를 화성에 내던지는 충격적인 일을 저지를 만큼 말이다.

생물과 무생물, 그리고 그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들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능으로 서로를 돌보고 보살핀다.

비록 인간의 필요로 인해 만들어진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위해 행동한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화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화성의 모습과 전혀 상반된 모습을 띤다.

생명이 살아가기 힘든 공간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이들은 주고받은 마음 하나만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

모두 생명력이 지닌 힘 때문에 가능한 실현이다.

마음에서부터 나온 힘.

소설은 순수한 다정이 일으킨 기적을 보여주며, 유일무이한 그들의 세계에 문을 열어준다.

낯설고 이색적인 온기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정말 애틋하게 와닿아 '붉은 별'을 마음에 남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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