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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내 소설 속의 하찮은 존재로 인해 이 고독한 현실속의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되고 바스러진 과거를 껴안게 되고 타인에게 한 발짝 다가가고 싶은 충동으로 마음이 흔들린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소망스러운 일은 없겠다..' 책 뒤표지에 실린 작가의 메세지가 참 마음에 와 닿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의 초대에 응했다...그렇지만 책장의 마지막을 덮을 때 나의 눈은 허공을 쳐다보며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해졌다..

도대체,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 것일까? 어떠한 책이든 읽고 나면 조금이라도 남는게 있고 깨닫는게 있는법이다..그러나,이 책은 암울함과 우울함만 전달해 주고 무책임 없이 사라진다..

아무런 발전 없는 생각속에 갇힌 주인공 오산이.. 건설적인 생각이라고는 조금도 하지 않고 늘 허망한 생각속에 빠져 정신 나간 여자처럼 산다..그렇다고 특별히 부도덕적인 행동을 하거나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신이 주신 귀한 하루를 넘 생기 없이 보낸다..마치 맑고 파란 하늘 아래에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름낀 하늘만 찾아 나서고 그러한 어두운 대기 아래에서 사는게 오히려 편안하게 여겨지는 사람인 것처럼..

이 책을 읽다보면 한심한 생각들속에 잠기는 행위에 대하여 자기 합리화만 늘것 같다.. 적어도 이 소설속의 주인공에 비하면 내 자신은 제대로 사는편에 속할테니..작품속 등장인물을 비롯하여 몇 몇 주변 인물들도 결손 가정의 자녀들이고 어딘가가 비정상적이다. 작가 신경숙은 불완전한 환경이 사람의 어딘가를 모나게 만들지만, 그들의 내부는 간절히 사랑받길 원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같다..

나 역시 그러한 사람들을 편견없이 잘 대해주고 싶었고 적어도 아무런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러한 사람들이 무서워진다..밝은 책을 읽고 싶다..아니면 약간의 무게는 있더라도 이렇게 거칠고 칙칙한 컬러가 아닌 담색화 정도의 소설을 접하고 싶다..

참, 그러고보니 이 책을 읽고 꼭 부정적인 것만 얻은것은 아닌것 같다. 책 속에 나오는 꽃에 관한 이야기들은 나에게 꽃에 관한 관심을 갖게 해주었고 작은 지식을 쌓게 해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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