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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stone님의 서재
  • 도시 인문학 수업
  • 도시연구소
  • 22,500원 (10%1,250)
  • 2026-09-10
  • : 530
우리는 성장하는 도시, 완성형 도시를 선택해야 한다.개인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내가 100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하면, 어떤 도시에서 이뤘는지에 따라 결과는 천지 차이다. 성과가 쌓이다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막대한 차이를 발생시킨다. 개인적인 성과뿐만이 아니다. 성장하고 성숙한 도시들은 그렇지 못한 도시에 비해 부동산 가격도 더 큰 비율로 상승한다. - '들어가며' 중에서


책의 저자 도시연구소는 통계나 지도만으로 도시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골목을 직접 걸어 보고, 새벽 시장의 비린내와 부산한 활기. 점심 무렵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 불 꺼진 공단의 적막을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그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밟아 본 도시가 5년간 전국 100여 곳이 넘는다. 그렇게 걷다 보니 하나의 답에 다다랐다. 우리가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총 2부로 구성된 책은 지도가 포착하지 못한 도시의 운명사(1부), 생존에서 풍요로, 도시의 선순환 구조(2부)에 걸쳐 홍콩과 싱가포르를 꿈꾸는가(부산), 삼성전자, 도시의 일자리를 바꾸다(수원), 로마와 어깨를 견준 세계적인 메가시티(경주), 도시 선순환 구조의 시작, 서울의 집값은 비싼게 아니라 정직한 것 등 모두 마흔여섯 가지의 도시 이야기를 전한다.
역사, 문화, 경제, 인구, 산업이교차하는 도시 이야기
홍콩과 싱가포르를 꿈꾸는가
국내 광역시 중에서 가장 먼저 인구 자연 감소를 겪은 것도 모자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가장 늙은 도시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니 인구가 줄어들고 인구가 늙어 가니 도시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는 지독한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버린 것이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은 이대로 주저앉을 만큼 연약한 도시가 아니다. 낡은 제조업이 떠나간 빈자리를, 천혜의 자연환경인 바다와 관광 산업으로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부산이라는 공간이 품고 있는 특유의 문화적 저력을 보여 준다. 
과거의 바다가 무거운 화물을 실어 나르며 땀 흘리던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다면, 오늘날의 바다는 문화를 소비하고 여유로운 여가를 즐기는 낭만적인 공간으로 그 성격을 완전히 바꿨다. 해운대와 광리 해변을 따라 늘어선 화려한 마천루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견줘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며 국내외 관광객과 자산가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빛고을, 새로운 엔진을 찾아서

최근 뜬금없이 '호남반도체' 이슈로 떠오른 광주는 멈춰 선 성장의 엔진을 다시 돌리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복합쇼핑몰 유치에 열을 올리며 광역 상권의 기능을 강화하려 애쓰고 있으며, AI 중심 도시라는 새로운 비전과 광주형 일자리(광주글로벌모터스)를 통해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실험하고 있다.
내 젊은 시절, 이 도시는 '예술을 사랑한다'는 뜻을 지닌 '예향藝鄕의 도시'로 불리었다. 전라도全羅道라는 지명은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것에서 알수 있듯이, 호남의 거점 도시사 아니었던 광주는 조선 시대엔 나주목의 관할 하에 놓인 광주군에 불과했다. 그러나, 도청이 나주에서 광주로 이전하는 행정적 조치로 인해 수많은 공무원들이 따라 이동하고 덩달아 늘어나는 소비를 감당할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까지의 광주는 전형적인 소비 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후 광역시로 부상할 수 있었던 변곡점은 바로 '제조업의 육성'이었다. 아시아자동차(현, 기아차)를 광주 경제의 심장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해 배후에 하남공단, 본촌공단 등의 대규모 산업 단지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던 것이다. 전남 지역의 수많은 농촌 인구가 안정적인 생계를 위해 광주시로 대거 유입되었던 거다.   
삼성전자, 도시의 일자리를 바꾸다

현재 수원의 인구는 약 120만 명에 달한다. 광역시 중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울산(약 110만 명)을 넘어선 수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여전히 기초자치단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실질적인 체급과 위상은 이미 오래전에 광역시의 규모를 넘어섰다. 
부산이 바다를 품고, 대구가 섬유를 짜내며, 울산이 육중한 중공업으로 도시를 키워 왔다면, 수원은 18세기 정조의 꿈과 현대 기업의 혁신이 만나 탄생했다.조선 시대 최초의 계획 도시에서 출발해 글로벌 대기업의 심장부로 자리 잡기까지, 수원은 일자리가 한 도시의 운명을 어떻게 진화시켰는지 보여주는 이상적인 모델이다.
최근 내 큰딸 부부도 고양시에서 수원시로 이사를 했다. 사위가 LG 디스플레이를 퇴사하고 삼성으로 이직함에 따라 회사 인근의 구축 아파트를 구입, 수리를 거쳐 입주했다. 처음엔 전세로 살 계획이었는데 이곳 여러 단지들을 다녀본 후엔 고양시에 비해 훨씬 더 활동적인 모습 속에서 더 밝은 미래가 보였던 모양이다.     


강남을 넘어서 경제력, 일자리와 젊은 세대

도시의 선순환 구조를 움직이는 첫 단추는 언제나 일자리다. 화성은 이 첫 단추를 단순히 잘 끼운 정도를 넘어, 가장 튼튼하고 값진 단추로 꿰었다. 2023년 기준 화성시의 지역내총생산은 약 95조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를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한 수치다. 
지방의 기초자치단체가 어떻게 강남의 경제력을 뛰어넘을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라는 글로벌 대기업의 핵심 생산 기지가 잘;하고 있다. 화성 동탄엔 삼성전자 나노시티가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며, 서쪽 우정읍의 기아차 화성 공장에선 완성차가 생산 출하되고 있다. 또 향남제약단지를 비롯한 수천 개의 중소 협력 업체들이 도시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다. 그렇다. 단순히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서울의 일자리 규모를 위협할 정도의 완벽한 자족自足 도시인 셈이다. 
썩어도 준치, 변하지 않는 입지의 힘

부천은 이대로 속절없이 쇠락의 길을 걷다가 소멸하고 말 것인가. 그렇게 비관하기엔 아직 이르다. 부천에겐 다른 수많은 신도시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시간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무기가 하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서울과의 물리적인 거리다. 아무리 화려하고 쾌적한 신도시라 할지라도, 출퇴근길에 감내해야 하는 1분 1초의 물리적인 거리는 결코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부천은 지리적으로 서울의 양천구(목동), 강서구(마곡), 구로구(디지털단지)와 찰싹 붙어 있다. 일자리는 없지만 입지가 좋은 곳임에 틀림 없다.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만 이동하면 서울의 핵심 업무 지구에 닿을 수 있는 압도적인 접근성을 지녔다. 인천의 송도나 청라국제도시가 아무리 훌륭한 인프라를 자랑할지라도 아침저녁 서울까지 왕래해야 하는 출퇴근의 편리함은 부천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부동산 시장에 통용되는 불변의 진리 "입지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선순환의 고리가 끊긴 자리

전주는 여전히 매력적인 공간이다. 한옥의 곡선은 수려하고 음식은 깊은 맛을 내며, 도시 전체에 고즈넉한 품격이 흐른다. 하지만 낭만과 감성만으로는 도시를 온전히 성장시킬 수 없다. 전주가 과거 조선의 풍패지향豊沛之鄕(한나라 고조 유방의 출신지)이라는 빛나는 영광을 뛰어넘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뻗어 나가기 위해선 한복을 입은 관광객을 친절히 맞이하는 것 이상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 도시의 경제가 중요한 뮨제이다. 말끔하게 넥타이를 맨 비즈니스맨과 작업복을 입은 엔지니어들이 스스로 모여들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서서히 멈춰 가는 전주의 경제 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릴 수 있는 있는 유일한 열쇠가 아닐까 싶다. 
도시 선순환 구조의 시작

‘도시’라는 거대한 생명체가 어떠한 원리로 호흡하고 팽창하며 또 늙어가는지 거시적인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름하여 ‘도시의 선순환 구조’라는 성장 과정이다. 앞서 살펴본 도시들의 눈부신 성공과 뼈아픈 실패 역시, 결국 이 선순환의 고리가 제대로 이어졌느냐 혹은 끊어졌는가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람을 부르고, 모여든 인구가 상권과 인프라를 팽창시키며, 그렇게 잘 갖춰진 인프라가 다시 새로운 일자리와 자본을 끌어당기는 이 거대한 톱니바퀴의 원리는 대한민국 모든 도시의 생존을 관통하는 절대적인 공식이다.
중요한 건 '젊음의 밀도'
일자리가 인구를 부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도시의 운명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인구의 총량만 본다면 '수박 겉 핥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과연 이 도시에 누가 살고 있는가를 현미경으로 살펴봐야 한다. 만약 경제 활동과 무관한 노인들만 많이 살고 있다면 이 도시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질적인 분석이 필요한 거다.   

도시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인구는 15세에서 64세 사이의 경제 활동을 하는 계층인 ‘생산가능인구’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20대 후반에서 40대까지 이르는 젊은 층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유입되지 않는 도시는 움직이지 않는 낡은 시계와도 같다. 인구 증가라는 숫자 속에 조용히 숨겨진 ‘젊음의 비율’이야말로, 도시의 미래 가치를 결정짓는 강력하고도 새로운 척도인 셈이다.
서울의 완성형 생태계 진화 단계
1단계(일자리)~ 한국 경제의 컨트롤 타워2단계(인구와 재정)~ 마르지 않는 자본의 우물3단계(인프라)~ 지하에 흐르는 황금 혈관4단계(상권과 문화)~ 욕망의 최전선5단계(학군)~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성벽6단계(지속 가능성)~ 스스로 진화하는 도시
서울, 도시 분석의 '모범 답안지'

서울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관점에서도 도시를 분석하는 데 있어 완벽한 ‘모범 답안지’다. 어떤 도시는 일자리는 훌륭하지만 학군이 아쉽고, 또 어떤 도시는 교통망은 훌륭하지만 상권이 약하다. 도시의 경쟁력을 육각형 그래프로 그렸을 때 대부분 한두 군데는 찌그러져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울은 일자리, 인구, 교통, 상권, 학군, 그리고 미래 지속 가능성까지 모든 지표가 최대치를 기록하는 유일한 도시다. 그렇기에 서울은 대한민국 부동산의 절대적인 기준점이 된다.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이유는 결코 투기 때문이 아니라 도시 진화 단계의 핵심 요소들을 가장 완벽하고 높은 수준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서울 집값이 비싼 게 아니라 지극히 정직한 가치를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를 자꾸 정치적으로 재단하려는 정치 집단이 있다. 자신들도 이 도시에 아파트를 몇 채 소유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인위적으로 서울 아파트에 무리하게 규제하는 행위는 '미친 짓이자 독재자의 무식한 횡포'인 것이다. 오히려 안보에 나태함으로써 북의 공격에 파괴되는 불행을 걱정하는 게 맞을 것이다.


도시 인류는 생존의 노마드
무릇 인간은 자신들의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원시 때의 인류의 선조들도 마찬가지였다. 먹고 쉴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계속 이동했다. 서울의 팽창과 지방의 소멸 현상의 이면에도 이같은 생존이 자리잡고 있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생존지를 찾아 발걸음을 옮기는 도시 인류는 현대의 노마드인 셈이다. 내가 살 곳은 어디일지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팩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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