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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stone님의 서재
  • 감각의 신세계
  • 재키 히긴스
  • 22,500원 (10%1,250)
  • 2026-07-22
  • : 890
우리는 모든 생명종과 아득한 과거를 공유한다. 이 책에서 나는 다양한 감각을 대표하는 바다, 육지, 하늘의 생물종을 선택했다. 귀신고기는 칠흑 같은 심해에서 빛을 감지하는 기묘한 능력이 있고, 별코두더쥐는 빛이 없는 땅굴을 촉각으로 헤쳐나간다. 달빛조자 없는 밤, 수컷 큰공작나방은 수 킬로미터 밖에 있는 암컷을 후각으로 찾아낸다. 이들의 비범한 감각은 우리에게 차이보다 공통점이 더 많음을 일깨운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재키 히긴스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적인 석학 리처드 도킨스 밑에서 수학했다. '옥스퍼드 사이언티픽 필름'에서 근무하며 약 10년 동안 BBC, PBS노바, 채널4,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채널 등에서 방영된 야생 동물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후 BBC의 과학 부서로 이직, <호라이즌>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제작해오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첫 과학서다.
총 12편으로 구성된 책은 공작사마귀새우와 비밀스러운 인간의 색각, 귀신고기가 재조명하는 인간의 야간시, 큰회색올빼미가 들려준 인간 청각의 가능성, 별코두더쥐가 드러낸 인간 촉각의 잠재력, 흡혈박쥐가 밝힌 인간의 쾌감과 통증, 골리앗메기가 넓혀준 인간 미각의 이해, 블러드하운드가 알려준 인간 후각의 역량, 큰공작나방과 페로몬/인간의 욕망감각, 치타와 함께 내달린 인간의 균형감각 연구, 먼지거미와 인간의 시간감각에 대한 단서, 큰뒷부리도요가 일깨운 인간의 방향감각, 참문어와 인간의 몸감각에 대한 고찰 등으로 이어지며 우리들이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놀라운 감각의 세계로 인도한다.
방대한 내용을 제한된 지면 속에 모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내가 관심을 갖고 읽었던 부분을 추려서 소개함으로써 리뷰에 갈음하려 한다. 이미 눈치 빠른 분들은 벌써 이를 알았을 듯하다. 서문에 실린 그 내용의 일부를 밝혔으니 말이다.
귀신고기와 인간의 야간시夜間視
2007년 7월, 심해 생물 탐사를 위한 조사단이 사모아섬 아피아항을 출발했다. 이 배엔 영국 생물학자 론 더글러스와 줄리언 파트리지를 필두로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승선했다. 이제껏 가보지 못한 깊이의 바닷속 심해 생물을 만나 볼 소중한 기회였다.
이 존네호가 출발하기 70여 년 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남긴 스케치에서 착안한 장치에 목숨을 걸고 2명의 탐험가들이 미지의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장치는 '바티스피어'라는 아주 초보적인 잠수정으로 지름이 겨우 1,5미터인 주철 구형 구조물이었다. 1934년 8월 15일, 윌리엄 비비와 오티스 바턴은 인류 최고의 기록에서 6배 더 깊이 들어갔다. 해저 923미터에 도달했다. 이들은 햇빛이 물속으로 내려갈 때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을 목격, 심해가 단순히 암흑의 영역이 아니었음을 발견한 최초의 과학자가 되었다. 즉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빛 파장이 하나씩 사라지는 걸 보았다.


심해 어류의 뇌 부피 분석은 대다수 종에게 시각이 가장 중요한 감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많은 심해어가 생물발광이라고 하는 생물학적 불꽃놀이를 통해 스스로 빛을 만든다. 생물발광은 천적의 공격을 방해하는 데도 사용된다. 파트리지는 "심해어가 육지나 해상을 통틀어 모든 척추동물 가운데 최고의 야간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심해가 광자光子가 가장 희소한 환경일지라도 이곳에 사는 어류는 그 적은 광자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그 누구보다 많은 심해어를 직접 목격한 더글러스와 파트리지는 심해 생물들이 시각의 한계를 어떻게 확장하는지 알아냈다. 파트리지의 설명에 따르면 머리에 눈이 들어갈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최선의 방법은 안구의 옆면을 깎아내 튜브형으로 만드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시야는 좁아지지만 사물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
눈알이 네 개로 보이지만 실제는 두 개인 귀신고기는 눈 안의 거울 구조가 완벽한 곡선으로 휘어져 있어서 유사 안구의 망막에 빛을 또렷하게 초점 맞춘 이미지로 반사했다. 거울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유일한 척추동물임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2009년 1월에 발표되자 네눈박이귀신고기는 전 세계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인간의 야간시는 올빼미나 여우, 심해어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진다. 지금까지 빛이 감지될 수 없는 광자 수 하한선이 있다고 가정했으나 결국 그런 역치 같은 건 없음이 밝혀졌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우주를 구성하는 단 하나의 기본 입자까지도 희미하지만 탐지하는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별코두더쥐
피부는 우리 몸의 경계를 정하고, 형태를 부여하며, 우리 몸을 하나로 유지하게 해준다. 감영과 화학물질, 자연환경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땀을 내어 열을 식혀주는가 하면, 소름을 돋워 식은 몸을 데워준다.우리가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지점이며, 두더쥐의 코처럼 우리의 촉각을 저장하고 있는 곳이다. 다라서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크기를 차지하는 감각기관이다.
별코두더쥐는 모든 면에서 유럽두더쥐를 크게 앞질렀다. 별코두더쥐의 주둥이에 있는 신경 수만 따져도 사람의 손 전체에 있는 촉각 신경을 다 센 것보다 훨씬 많은데, 이 별 모양 코 전체 길이가 1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손 전체가 감지하는 촉각의 6배에 달하는 감각 능력이 단 한 개의 손가락 끝에 집약돼 있는 셈이다.
별코두더쥐는 우리가 보통 후각과 연관 짓는 기관을 통해 촉각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이들의 별 모양 코가 포유류 통틀어 가장 예민한 기관으로 꼽하지만, 우리의 피부와 손끝에도 같은 가능을 수행하는 세포가 그득하다. 이 세포는 우리에게 일상의 경험을 넘어선 더 큰 세계를 느끼게 해주는 촉각 감지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영혼에 관하여>에서 “인간은 많은 동물보다 열등하지만, 촉각의 섬세함에서는 어떤 동물보다도 월등하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 우리의 별코두더지를 몰랐을 것이다.
큰공작나방
<유인원의 체취>에서 동물학자 데이비드 마이클 스토더트는 "인간을 모든 유인원 가운데 가장 체취가 강한 종으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인간은 엉덩이에 나방의 냄새샘(취선) 같은 것이 없기에 스토더트는 피부와 그 아래 감춰진 매우 많은 분비샘을 파고들었다.
남성과 여성의 땀 성분을 분석해보면 남성에게서 더 많은 남성호르몬 계열의 스테로이드가 발견된다. 여기에는 오래전부터 돼지의 성페르몬으로 알려져 온 물질도 포함된다. 나방의 '사랑의 약'과는 달리, 안드로스테논은 수퇘지의 침에서 분비되어 암퇘지를 향해 날리는 '유혹의 신호'로 작용한다.
밤공기를 타고 수컷을 향해 날아가 행동을 유발하는 암컷 큰공작나방의 페르몬처럼 직접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유형은 행동유발 페로몬이라고 한다. 번식력과 같은 정보를 전달해 행동에 영향을 미미치는 유형은 정보표시 페로몬으로 분류한다.


“페로몬이 하는 일은 섹스가 전부가 아닙니다.” 와이엇은 동물 페로몬이 가족관계나 사회적 유대만이 아니라 공포 반응이나 도피 반응 같은 생존 행동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인간도 페로몬으로 아주 다양한 일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알아내지 못한 것일 뿐입니다.”
인간 감각의 새 지평을 연다
연구자들은 이미 혀로 '보는' 임플란트로 시각장애를, 소리를 '느끼는' 진동조끼로 청각장애를 보완하는 보조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해커들은 적극적으로 감각의 확장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고 믿으며, 동물계에서 보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감지할 수 잇는 범위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10조분의 1에 불과하다. 만약 그 범위를 확장하면 어떤 '멋진 신세계'가 펼쳐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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