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 책이라고 했지만, 이 책이 다루는 것들은 사실 훨씬 더 오래된 것들이다. 칭찬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내가 틀렸다는 말을 듣기 싫은 마음. 이것들은 대공황 시대의 미국인도, 지금의 우리도 똑같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한 사람의 관계를 결정하고 삶의 질을 결정한다. - '역자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데일 카네기는 세계 최초의 인간관계/커뮤니케이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훗날 '데일 카네기 트레이닝'으로 발전해 전 세계 수많은 리더와 직장인의 필수 교육과정이 되었다. 그는 빈농貧農의 아들로 태어나 세일즈맨, 배우, 강사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의 정수를 담아 1936년에 출간된 책이 바로 <인간관계론>이다.
카네기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이 강의 노트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삶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쌓아온 현장의 지혜라는 뜻이다. 그 지혜는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 90년 전에 출간된 책이 아직도 매년 25만 부씩 팔리는 스테디셀러인 이유이기도 하다.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은 적을 만들지 않고 사람을 얻는 법(파트1), 말하지 않고 마음을 얻는 법(파트2),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파트3), 끌려다니지 않고 이끄는 법(파트4) 등을 통해 서른 개의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질문1)분명히 상대가 잘못했는데, 왜 지적할수록 관계가 어그러질까?
뉴욕의 최고급 주거지에 권총 소리와 기관총의 타격음이 한 시간 넘도롣 비명처럼 울려 퍼졌다. 흥분한 시민 1만 명이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이 광기 어린 광경을 지켜보았다. 뉴욕 한복판에서 이런 유혈 사태가 벌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총격전의 범인 크롤리가 체포되자 멀루니 경찰국장은 '이 무법자는 깃털 하나만 잘못 떨어져도 사람을 죽일 놈입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크롤리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총알이 아파트 벽을 뚫고 들어오는 절박한 순간임에도 그는 편지를 쓰고 있었다. '내 외투 속에는 지친 심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친절한 심장입니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 심장 말입니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이 있기 얼마 전, 롱아릴랜드 외곽의 시골길에서 차를 세워둔 채 여자 친구와 함께 있었다. 한 경찰이 다가와 면허증 제시를 요구하자 이에 응하는 대신 경찰에게 총을 난사했다. 심지어 쓰러진 경찰의 몸에 확인 사살까지 했다. 잔혹한 살인마임에 분명하다. 결국 그는 전기의자 형을 선고받았다.
시카고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잔혹한 갱단의 두목 알 카포네도 자신을 악인惡人으로 여기지 않았다. '저는 인생의 황금기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도록 돕는 데 바쳤습니다. 하지만 제게 돌아온 것은 비난과 쫓기는 신세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저 세상이 몰라주는 '억울한 자선사업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 창립자 존 워너메이커는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30년 전에 깨달았습니다. 사람을 꾸짖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요. 님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열 올릴 시간에, 차라리 내 부족함이나 하나 더 고치는 게 이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 하나 똑바로 살기에도 인생은 벅차니까요' 반면에 100명 중 99명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참혹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비난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심리학자 스키너는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나쁜 행동에 대해 벌을 주는 것보다 좋은 행동을 보상할 때 동물이 훨씬 빨리 배우고, 그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후의 수많은 연군는 인간에게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됨을 보여준다. 비난으로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으며, 오히려 상대의 원망한 사게 될 뿐이다.
(질문3)내 말은 분명히 합리적인데, 왜 사람들이 따르지 않을까?
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만 떠들어댈까. 참으로 유치하고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당신도 자신의 욕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평생토록 그럴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라. 타인은 당신의 욕구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모두가 똑같다. 우리는 그저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에만 필사적으로 매달릴 뿐이다.
따라서 세상에서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가 원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손에 넣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뿐이다. 내일 누군가에게 어떤 일을 시키고 싶다면, 이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라.
예를 들어 자녀가 담배를 끊기를 바란다면 훈계하거나 당신의 바람을 말하지 마라. 그 대신 담배를 피우면 농구팀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100미터 달리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줘라. 이 원칙은 상대가 아이든, 송아지든, 침팬지든 상관없이 완벽하게 작동한다.
랠프 왈도 에머슨과 그의 아들이 송아지를 외양간으로 밀어 넣으려 했던 일화를 떠올려 보자. 그들은 오직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생각하는 흔한 실수를 저질렀다. 에머슨은 뒤에서 밀어붙였고, 아들은 앞에서 끌어당겼다. 하지만 송아지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네 다리에 힘을 꽉 주고 버티며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하녀는 송아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 손가락을 송아지의 입에 물려 젖을 빠는 듯한 안도감을 주었고 송아지를 달래며 부드럽게 외양간으로 이끌었다.
"논리는 생각보다 사람을 잘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상대가 원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게 설득의 전부다"
(질문6)단 한 번의 만남으로 상대에게 나를 각인시키는 비결은?
수 세기 동안 수많은 귀족과 거물은 예술가, 음악가, 작가 들을 후원했는데, 이는 그들의 창작물이 자신에게 헌정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도서관과 박물관이 풍부한 소장품을 갖출 수 있는 것 역시, 자신의 이름이 인류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견디지 못했던 이들 덕분이었다.
누구나 자신의 이름이 기억되길 원하면서 타인의 이름은 돌아서기 무섭게 잊는다.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를 머릿속에 새기기 위해 집중하고 반복하고 암기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너무 바쁘다는 핑계 뒤에 숨는다.
하지만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자신이 마주치는 수리공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냈다. 크라이슬러사는 다리가 마비되어 일반 차량을 운전할 수 없었던 루스벨트를 위해 특수 제작 차량을 제작했다. 체임벌린과 한 수리공이 그 차를 백악관으로 인도하러 갔다. 체임벌린은 당시의 기억을 카네기에게 이렇게 들려주었다.
"제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게서는 매우 상냥하고 쾌활하셨습니다. 제 이름을 불러주시며 저를 편안하게 해주셨고, 특히 제가 설명해드리는 것들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계시다는 사실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라.그 사람에게 가장 달콤하고 강력한 한마디다"

(질문14)정면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은?
누군가 진심으로 “아니요”라고 선언할 때, 그것은 단순히 단어를 내뱉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분비샘, 신경계, 근육을 포함한 인체의 모든 유기체가 거부 상태로 돌입한다. 온몸의 신경계가 수용을 거부하며 요새를 쌓는 것이다.
반대로 “네”라고 대답할 때는 이런 위축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신체는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수용적이며 열린 자세를 취한다. 그러므로 초반에 더 많은 “네”를 수집할수록, 상대의 관심을 당신의 최종 제안에 묶어둘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건 아주 단순한 기술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화 초반부터 상대와 날 선 대립을 세움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으려는 듯 무모하게 행동하곤 한다. 처음부터 "아니요"라는 말이 나온다면, 그들의 부정적 태도를 긍정의 태도로 바꾸기 위해서 엄청난 지혜와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다.
"동의할 수밖에 없는 작은 "네"부터 끌어내라.그것이 쌓이면 결론이 바뀐다"
(질문19)인간의 숨겨진 본성을 자극하여 기꺼이 행동하게 만드는 법은?
한 자동차 회사의 고객 6명이 수리비 지불을 완강히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청구액 전액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각자 특정 항목이 부당하게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미 작업 확인서에 고객이 서명했기에 이를 무기로 삼아 회사는 고객들을 몰아붙였다. 수수료를 받기 위해 신용 관리 부서는 고객을 찾아가 연체금을 납부하라고 독촉까지 했다. 법적 대응을 준비하던 총지배인이 이 문제를 알게된 후 내부조사를 진행한 경과 이 고객들은 평소 대금을 제때 납부하는 충실한 고객이었던 것이다. 이 지배인은 제임스 토마스에게 미수금 문제 해결을 맡겼다.
토머스는 카네기의 수강생이었다. 그는 고객의 얘기를 경청하러 왔음을 밝히고 아울러 이 문제의 처리가 서툴렀음을 사과하면서 고객의 이야기를 끝가지 들어주었다. 그런 후에 '고객님이 우리 회사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청구서의 금액을 조정해 주십시요. 고객님의 결정이 최종 결정입니다'라며 고객의 반응을 기다렸다. 놀랍게도 단 한 명만 못내겠다고 버티었고, 나머지 5명은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대금을 정산해주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정직하며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싶어 합니다. 설령 남을 속이려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도, 당신이 그를 정직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대접한다면 대부분 당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반응할 것입니다.”(266쪽)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그러면 상대는 그 기대에 맞게 행동한다.
(질문28)평판을 먼저 부여하면 기대 이하의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성실하게 일하던 직원이 갑자기 형편없는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장 해고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거칠게 꾸짖는 방법도 있겠으나, 이는 대개 반감의 불씨만 지필 뿐이다.
대형 트럭 대리점 서비스 매니저 헨리 헹크에게는 최근 업무 성적이 곤두박질 친 정비사가 있었다. 헹크는 그를 조용히 사무실로 불러 진솔한 대화를 시도했다. 대화를 통해 이 정비사는 자신의 성적이 기준에 미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헹크가 선물한 '훌륭한 정비사'에 어울릴 결과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상대에게 지켜야 할 좋은 평판을 심어줘라.사람은 자신에 대한 기대에 맞게 행동한다.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달라졌지만 인간은 여전히 인정받고 싶어 하고, 존중받고 싶어 하며,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주기를 바란다. 갈수록 기회와 자산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데일 카네기는 인간 본성을 정확히 통찰하고 있는 영원한 멘토이다. 더 늦기 전에 책의 완독을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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