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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stone님의 서재
  • 5475일, 집으로 가는 먼 길
  • 이종수
  • 18,000원 (10%1,000)
  • 2026-05-08
  • : 2,465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평생 꿈꾸는 '수도권 신축 아파트'라는 달콤한 상품이 어떻게 거대한 카르텔과 구조적으로 엮이는지, 건설 카르텔이 어떻게 서민의 주머니를 강탈하는지 적나라하게 소개한다. 독자들은 과거 고도성장기에 주택 공급량을 급격히 늘리고자 설계된 낡은 제도가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할 만큼 취약하자는 사실을, 공급자 편의를 우선하는 불평등한 제도가 시민들에게 위험을 전가한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을 것이다. - '추천의 글' 중에서



책의 저자 이종수는 대한민국 IT 산업 격변기에 금융기관, 공공기관의 대형 프로젝트 현장을 누볐던 영업 마케팅 전문가로 IT 기술의 최전선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다라올 정도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국내 최초 바코드 시스템 구현, 5대 대형 증권사에 모바일 주식 거래 시스템 도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분양 사기를 당한 후 일산서구 덕이동 파밀리에 단지 입주자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장장 15년 동안 투쟁을 벌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총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거짓 약속의 땅(1장), 계약서라는 올가미(2장), 고도성장 국가의 아파트 복마전(3장), 배수진을 치다(4장), 그들만의 리그(5장0, 사상 유례없는 대승리(6장) 등으로 이어지면서 일산 파밀리에 아파트단지 입주민의 15년 투쟁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 계약은 민간인 사이에 한쪽은 상품(아파트)을 공급하고 한쪽은 적정한 금액을 주고 그 상품을 구매하는 계약이다. 쌍방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지는 동등한 계약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부터 계약자들은 공급자(시행사)에게 일방적으로 휘둘릴 수밖에 없다. 계약자는 분양 대금을 납입해야 할 의무는 확고하지만, 계약자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려면 첩첩산중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 '분양 투쟁 상식1' 중에서


(사진, 분양 당시 신동아 파밀리에 조감도)


먼저 이 아파트에 대한 기초 지식을 소개하려 한다. 분쟁의 역사가 아파트 시세의 하락 요인임을 감추려는 듯 '하이파크시티'라고 대외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치는 일산서구 덕이동, 규모는 5개 단지에 총 5,816가구, 가까운 역은 경의중앙선 탄현역이다.


2008년 분양 당시 단지 구성 중 1,5 단지는 동문건설이 2,3,4 단지는 신동아건설이 각각 시공을 맡았다. 동문건설은 이후 HDC현대산업개발로 교체됐다. 동과 동 사이의 거리가 넓은 시원한 개방감과 유럽식 정원 조경을 내세운 단지 녹지율 44%에 달하는 대규모 고급 주거 단지임을 장점으로 홍보했다. 아파트 내부 구조는 드레스룸, 붙박이장, 수입 주방 가구, 식기세척기, 가스 쿡탑, 빌트인 냉장고 등으로 주부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다 커뮤니티 시설(피트니스 존, 수영장, 주민회의실, 독서실, 골프장, 이벤트 홀 등) 또한 국내 최상급이었다.


소위 '덕이지구'의 핵심 장점은 두 가지로 모아졌다. 첫째는 서울 상암동으로 직결되는 제2자유로 신설과 단지 주변에 덕이IC의 설치였다. 이는 교통 호재로 집값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둘째는 단지 내에 '영어마을'을 설치 운영한다는 것으로 이는 시대적 큰 흐름이었으며,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과 연계해 분교 형태로 학점도 인정된다고 홍보했다.


(사진, 허위 홍보)


이같은 장점들을 토대로 파밀리에 아파트의 분양가는 기존 일산의 아파트 중에서도 최고가 수준인 평당 1,500만 원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의 두 배에 달했지만 화려한 장밋빛 홍보와는 달리 현실적으로 달성되기 힘든 수준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영어마을의 경우도 주택법, 학원법에 저촉되어 애초부터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들이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바로 분양 홍보 내용물에 의심이라는 잣대를 갖다대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홍보란 어디까지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현재에 반영하는 과장법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과장이 과장으로 끝난다면 화려한 홍보라는 모래성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리게 된다. 즉 분양 계약자는 그냥 앉아서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저자 또한 일산 주엽역 인근의 후곡마을 단지 내 롯데아파트를 자가로 마련해서(1995년) 거주하다가 2008년 초 파밀리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시공사인 신동아건설의 명성만을 믿고 쉽게 결정했던 수분양자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해 4월 백석동 모델하우스 앞엔 유인물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영어마을은 추진불가이며, 제2자유로 덕이IC는 이미 2년 전에 사업이 취소되었던 허위 홍보였음을 성토하고 있었다. 난감했다. 이제 계약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책은 시행사나 시공사 측에선 입주자 협의회나 계약자 협의회 내부에 자기 편 사람을 미리 심어 놓는 복마전이 펼쳐 진다는 점과 분쟁 사건을 도와준다는 변호사에 지나치게 기댄다면 피해 계약자의 소송임에도 출발부터 진행되는 과정 내내 변호사들이 자기들 이익 입장에서 사건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대단지 아파트일 경우 분양시에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사전에 연결한 금융기관(대주단貸主團)도 분쟁이 장기화되어 시공이 중단되는 경우를 피하고자 한다는 점과 통상 대주단은 시공사나 시행사와 가깝게 지내므로 이들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한다는 점을 인지하라고 말한다. 대주단은 분쟁을 사유로 들어 기한이익을 상실시켜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이리되면 수분양자에겐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되고 만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사진, 대주단)



아파트 선분양 방식의 개선이 요구된다


책의 저자가 15년이란 긴 세월 동안 파밀리에 아파트 계약자들을 위해 거대한 카르텔(시공사, 시행사, 대주단, 파산관재인)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아파트 선분양' 제도에 있다. 즉 선분양 방식은 계약 후의 모든 리스크를 소비자인 분양계약자에게 돌리기 때문이다. 저자의 15년 투쟁사 속에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이 소개되고 있다. 많은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하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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