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팔기 #나쓰메소세키 #을유문화사
#일본문학 #고전문학
을유문화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한눈팔기’를 읽었습니다.
완성되지 못한 유작으로 ‘명암’이 사후에 출간되었지만, ‘한눈팔기’는 생전 선생의 마지막 완성작입니다. 그리고 유일한 자전적 소설이기도 합니다.
자전적 소설이기에 글의 흐름은 주인공의 시선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어려서 양부모에게 맡겨지고 일곱 살 무렵에 다시 친가로 돌아오고 성장해 공부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홀로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고 돌아와서 교단에 서며 글을 썼던 선생의 생애를 겐조라는 주인공에 투영하여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생애를 뒤돌아보며 과거의 자잘했던 기억까지 되살려 글을 쓰셨을 선생의 모습에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주인공을 통해 잊고 싶었던 기억, 잊고 살았던 기억, 기억하기 싫었던 자신의 치부까지 드러내며 당시의 생각과 감정을 다 끄집어내어 글을 쓴다는 행위는 체력과 사고력, 감정 등을 무척이나 소모하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이런 작업은 보통 글을 쓰는 시간 동안 고단했던 한 생애를 다시 사는듯한 기분입니다.
실제로 선생께서는 이 소설을 마치고 건강도 악화되고 신경쇠약증도 심해지셨다고 합니다. 선생의 후기작들은 대개 근대화의 병폐와 바람직하지 못한 인간관계로 불거진 인간의 본성, 추악함, 잔인함, 등등을 소재로 한 소설이었습니다. 부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바람직하고 가치있는 인간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주장하신 것이죠. 어둠을 통해 밝은 빛을 보는 이치와도 비슷합니다.
‘한눈팔기’ 또한 큰 테두리 안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부정적인 민낯을 드러냄으로써 비슷한 경향의 소설로도 분류할 수 있지만, 앞의 소설과는 달리 비유적, 묘사적 표현보다는 서사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소설의 내용도 자전적이긴 하지만 표현방식의 차이에서도 후기작들과의 차이점이 느껴집니다. 소설을 통해 선생의 전기를 읽은 기분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전작을 읽을 계획을 가지고 있던 터라 이번 ‘한눈팔기’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독서가 되었습니다.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한눈팔기’는 선생의 필독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