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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님의 서재
  • 공기의 세계
  • 칼 짐머
  • 29,700원 (10%1,650)
  • 2026-06-24
  • : 1,830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직접 작성한 서평입니다.



칼 짐머의 『공기의 세계』는 인간이 발견한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걸어온 생명의 역사를 따라가는 과학 논픽션이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를 현재에도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공기란 타인의 학문으로만 치부하기 힘든 생활형 과학에 속한다. 그 어떤 생물보다 공기에 민감한 인류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보다 그 메커니즘을 더 모르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한 칼 짐머는 가장 쉬운 언어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전하고 있다.



칼 짐머 작가 소개



예일대학교 분자 생물 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 교수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과학 저술가이다. 분자생물학부터 진화, 감염병까지 폭넓은 분야를 다루며 과학 저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내셔널 아카데미 과학 커뮤니케이션 상을 비롯해 미국 과학진흥협회 과학 저널리즘 상(3회), 과학 대중화에 기여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스티븐 제이 굴드 상, 전미과학 작가협회 사회 저널리즘 과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뉴욕타임스》 탐사 보도팀 일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심층 보도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웃음이 닮았다』, 『생명의 경계』, 『바이러스 행성』, 『진화』, 『기생충 제국』 등이 있다.


줄거리


칼 짐머의 『공기의 세계』는 인간이 공기 속 생명을 발견하고, 질병의 전파 방식을 이해하기까지 거쳐 온 긴 시행착오를 따라가는 과학 논픽션이다. 높은 하늘의 미생물을 좇은 과학자들과 공기 전염을 주장했던 연구자들, 전쟁 속에서 활용된 생물학 연구,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책은 공기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입자가 이동하는 하나의 세계임을 보여주고, 인간이 왜 그 사실을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못했는지를 추적한다.



나의 생각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심층 보도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한 칼 짐머는 『공기의 세계』에서 그간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지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2020년 코로나19는 국경을 닫고 도시를 멈추게 했다. 각국은 WHO의 권고에 따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움직였지만, 정작 인간은 그것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두고 오랫동안 헤맸다. 



질병과 공기에 대한 인간의 고민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중세 사람들은 나쁜 공기인 미아즈마를 의심했고,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면서도 사람과 물건을 격리했다. 심지어 현대에 우리가 경험한 입국 전, 후 격리 또한 중세 시대에 이미 시행하고 있었다. 즉, 코로나19 당시 전에 없던 통제라고 여겼던 격리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사용된 방어 방식이었다.



이후 과학자들은 공기가 비어 있지 않다는 증거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프레드 마이어는 높은 하늘에서 생명을 채집했고, 웰스 부부는 작은 입자가 공기 중에 머물며 질병을 옮길 가능성을 연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발견은 중세 시대의 미아즈마에 관한 기존의 믿음을 쉽게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배척당했다. 심지어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조차 공기 전파 가능성은 WHO의 초기 지침에서 중심적인 설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도그마를 넘어서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오랫동안 배척당한 공기 전염 이론은 인간을 보호할 때보다 죽이기 위한 연구에서 적극적으로 이용되었다. 전쟁 속에서 각국은 병원체가 어떤 크기일 때 폐 깊숙이 도달하고 공기를 따라 이동하는지를 연구했다. 인간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믿지 않았던 이론을, 인간을 죽이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믿은 셈이다. 인간을 살리기 위해 연구한 이 이론의 밑바탕을 만든 웰스 부부는 죽는 그날까지 배척당했지만 타인을 죽이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사스와 신종플루, 메르스가 차례로 우리를 지나갔다. 수많은 감염과 죽음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공기 전파 이론은 좀처럼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리가 잘 아는 코로나19가 등장했다. 사람들은 WHO나 국가의 권고에 따라 손을 씻고 문 손잡이와 택배 상자를 소독했으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반면 공기 중 작은 입자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미 수십 년 동안 증거는 쌓이고 있었지만 인류는 다시 같은 질문 앞에 섰다.


책의 말미에는 조금 더 근본적인 역사가 등장한다. 인간의 감염병 가운데 상당수는 동물과 인간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가축을 기르고 한곳에 정착한 농업혁명, 수많은 사람을 도시로 끌어모은 산업혁명, 공장형 축산과 항생제의 사용까지 인간이 생존과 번영을 위해 선택한 방식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나고 퍼질 조건도 함께 만들었다. 인간은 질병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환경을 바꾸었지만, 미생물 역시 그 변화 속에서 함께 적응하고 진화했다.



『공기의 세계』는 인간이 공기를 전혀 몰랐던 역사가 아니라, 발견하고도 외면했던 시간을 따라가는 책이다. 또한 앞으로 우리가 공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과제를 남긴다. 책의 글자를 따라가다 보면 공기 속을 떠다니는 생명보다 더 오래 남은 것은 어쩌면 인간의 확신이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과연 우리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찾아올 공기 전파 감염병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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