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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님의 서재
  • 나는 자유
  • 리처드 바크
  • 15,300원 (10%850)
  • 2025-05-20
  • : 220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에게 『갈매기의 꿈』 작가로 알려진 리처드 바크가 『나는 자유』라는 신작 비행 에세이를 출간하였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그의 작품을 한 번쯤은 책이든 각종 미디어에서든 접해봤을 것이다. 하늘을 나는 이야기를 주로 쓰는 그는 스케일 크게 비행기 구매하는 이야기로 책의 처음을 시작한다. 작중 비행기의 이름은 퍼프이며 그를 사람과 같은 동료로 대한다. 덕분에 독자는 책장이 넘어갈수록 『갈매기의 꿈』 성인 버전으로 인식하게 되는 마법을 겪는다. 그가 말하는 자유의 정의와 철학에 대하여 살펴보자.


리처드 바크의 신작 『나는 자유』는 그가 시레이라고 하는 수륙양용 비행기를 구매한 후 연습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작성한 비행 에세이이다. 『갈매기의 꿈』 작가답게 이 작품에서도 자신의 비행기에게 퍼프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마치 그가 자유 의지를 가진 것처럼 비행기와 대화를 이어간다. 덕분에 비행 과정에서 겪는 아찔함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함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코믹함과 천진함이 배경에 흐르고 있어 또 다른 감각으로 다가온다.



작품 속에서 저자와 댄이라는 지질학자이자 법학 학위를 가진 멘토, 그리고 퍼프와 댄의 비행기 제니퍼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독자는 그가 공군 전투기 조종사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기에 비행에 꽤 능숙하리라 생각하지만 그 텀이 길어서인지 그는 초반에 고군분투한다. 쉬울 것 같은 착륙에서 오히려 퍼프를 망가뜨리고, 날씨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바다 한가운데에서 상어 떼를 만나기도 한다. 매번 하늘을 향해 솟구치지만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다.



그러나 이상하리만큼 위기에서 항상 벗어난다. 그는 이를 두고 최선을 다했을 때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이 자신을 돕는다고 말한다. 때론 천사라고도 하고, 때론 수호천사라고도 한다. 토네이도, 폭우, 우박, 돌풍, 기기 결함, 예기치 못한 사고 등으로 언제나 좌충우돌이지만 저자는 유머를 잃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일을 하나씩 겪을 때마다 무사히 잘 넘어간 것에 그치지 않으며 꼭 무엇인가를 배운다. 그는 말한다. 이렇게 배운 것으로 끝나면 의미가 없다고. 다음에 꼭 꺼내서 활용해야 한다고.



총 마흔아홉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그의 비행 에세이는 언제나 시작만 있다. 매일 날아오르는 하늘의 환경도 매번 다르다. 이는 마치 리허설이 없는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다. 그 또한 작품 내에서 끊임없이 이 점에 대하여 말한다. 그는 말한다. 자유는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산물이며 그 과정에서 반드시 희생되는 것이 있다고. 이를 위한 베이스는 열정이며 열정이 없는 삶에서 자유 또한 없다고.



책은 언제나 자신만의 목소리가 흐른다. 『갈매기의 꿈』 작가 리처드 바크의 신작 비행 에세이 『나는 자유』에는 이제 막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무엇인가에 도전하는 소년의 목소리와 혈기 왕성한 청년의 목소리가 선율을 이루어 독자에게 말을 건다. 몇 번을 저자의 나이를 생각하며 음을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쩌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물리치고 매일 도전하는 자의 목소리는 절대로 나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저자는 자유를 획득하는 방법과 그 후에 감당해야 할 문제에 대하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말하고 있다. 이것의 선택에는 모험이 따르며 반드시 기회비용으로 발생하는 희생되어야 할 것이 존재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당장 나쁜 일로 보이더라도 그 사건의 좋고 나쁨에 관한 정의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우리는 입으로 자유와 열정, 그리고 도전을 외치지만 자신의 소중한 것을 희생하고 당장 눈앞에 펼쳐진 아찔함에 시간을 주어 심리적 여유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는 자유를 외치면서도 안전을 확인하고, 도전을 말하면서도 결과를 보장받으려 한다. 희생은 말속에만 존재하고, 행동은 늘 계산 안에서 멈추며 그 계산마저 멀리 보는 것이 아니라 코앞에 발생한 일만을 기준으로 한다. 저자가 보여주는 그것은 고결하며 실천은 어렵지 않게 느껴지지만, 그의 고결함은 언제나 한 발짝 떨어져 보는 여유가 있다. 누구도 감당하지 않기에, 자유는 때로 신화가 된다. 어쩌면 우리가 말하는 자유는 선택이 아니라 관람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여전히, 날지 않고 나는 이를 구경한다.



자유는 삶을 건너는 방식이자, 끝까지 감당하지 못한 말들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날았다. 우리는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고 걷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말하는 순간마다 그 거리만큼 간극은 또렷해진다. 감당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실천하지 못한 것을 동경하며, 날지 못한 채 우리는 이를 지켜본다. 그것도 하나의 방식일까. 아니면,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 첫 선택에 가까운 순간일지도 모른다.



리처드 바크의 신작 『나는 자유』는 거창한 철학 대신 반복되는 경험을 쌓아 올려 현실적 감각을 만들어낸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믿지만, 막상 감당하려 하면 자주 물러나는 말. 저자는 사유의 자유가 아니라 실천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실패마저 다음 추진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하는 그의 문장들 속에서 우리는 상상 속의 날아오름이 아니라, 행동으로의 날아오름으로 옮겨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삶이 지루하신 분,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분, 언제나 행동 앞에서 멈추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나는자유 #리처드바크 #에세이 #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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