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타이타닉이 개봉할 당시 이 작품과 맞먹을 정도의 스티븐 스필버그의 노예 무역을 다룬 대작이 함께 오픈을 했다. 결과는 참패로 이어졌지만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만인이 선택한 타이타닉이 아닌 아미스타드를 먼저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아미스타드에 점수를 더 주고 싶었다. 인종 차별에 관하여 겪어 보지 않은 사람조차 피부로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본토 유색 인종 차별을 다룬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을 영화 원작으로 선택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확정 원작인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1972년 여름 우물에서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려고 하였으나 허리케인이 그곳을 휩쓸고 마지막 남은 용의자마저 종적을 감춰버려 그대로 수사는 끝난 듯하며 갑자기 47년 전으로 이야기는 넘어간다. 치킨힐에는 백인, 온갖 국가의 이름을 단 유대인, 이탈리아인, 헝가리인, 루마니아인 등을 비롯하여 흑인까지 모여사는 마을이다.
1930년대에서 1940년대가 배경인 이야기 속 치킨힐은 대외적으로는 세계대전이 휩쓸고 있는 시기이기에 꽤 여러 나라에서 망명을 와 혼잡하였다. 덕분에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미워하는 상태이다. 등장인물은 유대인 모셰의 사촌 이삭, 모셰와 초나, 이들의 단짝인 흑인 네이트 러브와 에디 부부, 스눅스라는 굉장히 이상한 목사, 네이트의 조카 도도, 위대한 춤꾼 말라기, 초나의 아버지인 야코브와 회당을 이룩한 샤드와 아내 룰루 그리고 이들의 아이들인 패티와 버니스, 백인 의사 얼 로버츠 등이다.
얼과 초나는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의 길이가 다른 신체적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성향은 아주 달랐다. 얼은 자신의 아픔에 주눅이 드는 성향이었고 그것의 분노를 유색 인종에게 퍼붓는 쪽이었지만, 초나는 자신의 아픔에 당당하게 맞서 온 마을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었다. 얼은 어린 시절 초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였으나 대차게 까이고 난 후 무척 그녀를 싫어했고, 초나는 모종의 이유로 얼을 벌레보듯 했다. 서로 미워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마을은 점점 발전을 하며 각자 살아갔다.
도도의 엄마가 죽고 네이트와 에디가 그를 대신 키우게 되었다. 그런데 누가 신고를 했는지 사고로 청력을 잃은 도도를 정신병자로 신고하여 주정부에서 그를 찾아 나선다. 이에 초나는 그를 자신의 집에 숨기고 그곳으로 누군가가 찾아오면 이웃집 버니스의 수많은 아이들 중 하나로 둔갑하여 감춘다. 그러던 어느 날 이곳에 얼이 찾아오게 되고, 그녀는 도도에게 지하에 숨어 있으라고 신호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뇌종양을 앓고 있던 초나는 경련을 일으키게 되고 얼은 그녀를 성추행하게 된다.
이에 초나를 구하기 위하여 도도가 밖으로 나와 얼을 공격하고 그는 경찰을 불러 도도를 붙잡아가게 만든다. 탈출하려다가 추락을 한 도도는 온몸의 뼈가 부서진 채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구출하기 위하여 각자 자신이 맡은 일을 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들은 도도를 무사히 구출하게 될까? 구출하지 못한다면 도도는 어떻게 될까? 만약 구출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구출하게 될 것이며 첫 페이지에 나온 시체는 왜 거기에 들어가 있었을까? 그리고 누구의 소행일까?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한마을에서 발생하는 백인과 나머지 인종 간의 대립을 나타내는 작품이다. 읽다가 보면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념 아래 생긴 미국이라는 나라의 병폐를 엿볼 수 있으며 가슴이 아릴 정도로 안타까움을 느낄 때도 있다. 한 줄의 소개만으로도 이런 감정적인 공감은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라 믿으며 이 부분을 제외하고 읽으면서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몇 가지 논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농담 하나마저도 기독교 성경 책에 기인하고 있다. 가장 먼저 숫자 12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는 야곱의 아들 12지파를 뜻하는 듯하다. 물론 예수의 12사도를 뜻할 수도 있지만 등장인물을 각각 대입했을 때 어느 정도 흠결이 있는 사람이 꽤 존재했다. 또한 당시 미국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정착을 한 것이 아니라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에 있었기에 오히려 야곱의 아들 12지파에 대입하는 것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주인공 중에 이름이 말라기가 있다. 이는 구약 성경의 마지막 예언자의 이름과 동일하다. 이런 그가 작품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한다. 심지어 치킨힐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마지막 사람이었기에 더욱 성경 속 인물과 매치가 잘 되었달까? 물론 그가 치킨힐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발설하였다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조금 더 확장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마을의 비밀을 작가에게 알려준 이가 그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 작품이 허구이기는 하지만.
세 번째로 '사람의 아들'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사람의 아들은 다른 마을 어딘가에서 주님의 이름을 팔아먹으며 나쁜 짓을 했다는 이유로 마을 밖으로 쫓겨난 남자를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마 많은 분이 한 명을 지목하리라 생각하는데 그 대상은 허를 찌르는 인물로 나중에 드러난다. 이런 그는 정의, 연대, 사랑과 대비되며, 예수와 대치점에 있다. 커뮤니티의 진정한 도덕적 힘은 이러한 위선적인 권위자들이 아니라 약자를 보호하려는 이들의 행동에서 나온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더욱 잘 드러나보이게 만드는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네이트 러브와 그의 아내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이유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50이 넘은 그들은 아이가 없었기에 모셰 부부와 더 잘 지낸다. 그러나 작품의 마지막에 가면 러브의 대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고 나온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 혹은 평등한 인류애가 여러 압박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음을 암시한다. 그 외에 등장인물들에게 권선징악으로 나타나는 결과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기에 종교적인 개념을 가지고 책을 읽으면 다가오는 내용이 더욱 풍성해진다.
제목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모든 사랑이 샘솟는 원천 같은 개념이기에 점점 사는 게 팍팍해져 가는 세상에서 따뜻한 인류애를 느끼고 싶은 분이나, 1930년대에서 1940년대 미국의 문화가 궁금하신 분, 추리 소설 좋아하시는 분, 향후 나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원작이 궁금하신 분들께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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