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꽤 많은 온라인 북클럽에 참여하였다. 한 달을 단위로 각자 읽고 싶은 도서를 읽는 완벽한 자유를 보장하여 자신이 읽고 싶은 것도 읽고, 타인이 읽은 도서를 간접적으로 느끼는 목적, 벽돌책만 격파하는 목적, 탐독을 하면서 스스로 빠져들고 싶은 문장을 필사하는 목적, 대량의 자료를 교환하며 읽으며 생각을 교류하는 목적으로 모인 미팅까지. 하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언제나 아쉬움은 남았는데 이번에 마음 연결에서 출간한 동네언니의 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를 보면서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
동네언니 작가님은 글을 아끼는 마음으로 책과 사람을 곁에 두며 성장하는 독서 모임 호스트이다. 5개월 만에 60명이 한 번에 모이는 대규모 독서 모임을 이끌고, 1년 만에 약 600명의 게스트와 300시간 이상을 함께 읽었다. 소셜링 플랫폼 ‘문토’의 셀렉티드 호스트. 책을 매개로 북토크와 강연을 기획하며 각종 출판사 및 단체와 협업하고 있다. 그녀에 대한 게스트들의 말을 들어보면 굉장한 친화력과 밝음, 넘치는 에너지가 트레이드 마크라고 한다.
저자는 사업 규모의 축소로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지만 그간 블로그에 독서 기록을 올린 것을 계기로 문토라는 곳에서 독서 모임 호스트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즉, 이 도서는 작가가 아무런 경험도 없이 시작하여 현재는 60명이 모이는 대형 모임 '독서 파인 다이닝'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적은 성장 에세이이다. 소소한 규모를 목적으로 하는 분께는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는 사람 대 사람 간의 관계 등의 팁을 얻을 수 있으며 유료화를 목적으로 하는 분들께는 사업 구상하기에 베이스를 깔 수 있는 내용이다.
마음 연결 출판사에서 출간한 동네언니 작가의 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에서 돋보이는 것은 책 이야기를 하러 만나는 미팅이지만 조금 더 신선하고 색다름을 제공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북램핑, 게스트를 칭찬 감옥에 가두기, 유인물을 통한 독후감 쓰기, 원래의 목적에서 파생된 다른 목적의 모임 만들기, 콜라보 형식의 과감한 도전, 드라이브와 책을 연결하는 방법, 상장 도입, 리플릿 제작 등등 자세한 설명이 아니면 선뜻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것들이 꽤 많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북클럽 호스트가 반드시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안 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어쩌면 굉장히 당연한 사항이기에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스스로가 잘 하는 분야를 선택해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다는 말은 언뜻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책은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다가 보니 이 또한 나와 저자와의 차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편독이 심하며, 지식 전달에 약하고, 집중력이 약하고 덕후 기질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 경영, 과학 등의 파트가 아닌 인문과 에세이 카테고리를 선정했으며 미팅 시간을 최대 두 시간 반 정도로 제한했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지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는 것이다. 글 속에 자주 등장하는 지인 S의 의견은 저자가 현재의 저자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 읽기는 싫지만 모임은 하고 싶은 사람이라니. 독서계에서 가장 꺼리는 인물일 수도 있는데 이분의 의견을 수용하여 책 읽기가 어려운 초보들을 위해 만들다니 선생님을 했어도 좋을 인물이 아닌가!
처음 오프라인 독서 모임 호스트를 계획하는 분이라면 저자의 등골에 식은땀 줄줄 흘리던 일화에서 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한 비용에 장소 선정하는 방법, 선정한 장소의 예약 방법, 각 게스트들의 특성에 따른 대처 방법 등등.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면에서 나름대로 배운 바가 있어 에티켓이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했으나 굉장한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챕터였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난타전을 만드는 게스트,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게스트,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 게스트 등등.
그 외에도 행사를 위한 저자의 사인이나 북토크 등의 협찬 요청, 대규모 서클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 홍보 방법, 더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동호회를 만들기 위한 저자의 콘텐츠 기획을 위한 아이디어 얻는 방법, 수익을 내는 방법 등 꽤 얇지만 꽤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성향이 달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 없었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은 꽤 꼼꼼하게 챙긴 기분이다. 스스로 오프라인 북클럽을 만들고자 하는 분께는 첫걸음을 나아가게 하는 실용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
자주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분이라면 내년에 큰 마음을 먹고 준비하는 그리스·로마 신화 북클럽이 있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사실, 단 권으로 된 책도 있지만 고전으로 알려진 도서는 꽤 다양하고 두꺼워 공부하겠다는 정신으로 읽지 않으면 계획한 것을 모두 읽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나 스스로 준비가 되어서 읽겠다는 것보다 함께 공부하자는 취지인데 저자가 말하는 향방과는 꽤 다른 느낌이 되어 진행해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하지만 저자가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말에 그녀와 나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공부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호스트로서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도 없으며 더 많이 아는 이가 있다면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부딪쳐 보기로 결심했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변신 이야기, 신들의 계보, 메데이아, 아르고호 이야기, 아이네이스, 플루타르고 영웅전, 아가멤논, 오이디푸스 등등의 이야기를 다 읽어본 전문가가 얼마나 되겠는가! 저자가 말하는 방향으로의 진행은 어렵겠지만 이것이 내 북클럽의 색깔이라고 정했다.
동네언니의 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는 북클럽을 기획하는 사람에게 상세한 방법을 설명해 주는 매뉴얼은 아니다. 그녀가 좌충우돌하면서 두 명의 게스트에서 60명의 게스트까지 늘리면서 성장해 온 이야기이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 도서이다. 성장이 모여 성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사는 그녀의 과정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북클럽을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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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협찬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