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정답이 그리스도라는 것은 자명하게 알고 있지만 그 답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더 관심이 있다. 그러나
근원적인 질문을 피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정말 그리스도일까? 이것을 어떻게 인간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을까? 《그리스도의 중재》는 이에 충분한 답이 되는 책이다. 그리스도는 인간과 하나님의 중재자이시다."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계시와 인간의 이해가 완전하게 일치되었고,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의 완전한 응답이 중재자 예수의 한 인격 안에서 불가분하게 연합되었다" (31쪽)존재와 관계, 계시와 화해, 말씀과 성례, 속죄와 연합. 이 불가분의 관계를 풀어가는 조직신학자의 언어에 압도 당했다. 은혜의 강조가 정말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개인의 구원 이상의 인간 공동체와 사회구조 쇄신을 위한 복음의 능력에 대한 메시지는 다시 한 번 주먹을 불끈 쥐게 해주었다. 요즘 소히 코어 운동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 책은 신앙의 코어를 제대로 다루고 있다. 가끔 구약과 신약, 유대인과 그리스도,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화해로부터 시작하는 코어 메시지가 즉각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다. 그동안 너무 외모에만 신경을 써왔던 것일까? 유대교와 홀로코스트로 이어지는 담론은 물론 현대적이지만, 한국적이진 않다. 그리스도교의 중재자로서의 놀라운 신비를 이제 21세기 한국에서 한국어로 표현해내는 것은 우리 한국의 그리스도교도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복음이 무엇이냐 물으며 진득한 답을 구한다면, 토렌스의 이 책에서 답을 찾아줄 것이다. 신학을 시작할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내 뿌리가 더 단단해졌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만의 신학 지형도를 그려나가길 시작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그리스도교와 세상과의 화해를 여전히 소망한다면, 이 책이 그 근본적인 답을 제공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