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의기분
나갱 2025/05/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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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의 기분
- 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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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7
필몽 작가님의 먹그림 에세이 <붓의 기분>
작년 겨울 하우스 갤러리 전시 <마음 번지다, 존재 번지다> 를 보고 수묵의 세련됨에 신선함을 느끼고 좋아하기 시작한 작가님.
맑고 투명한 맛부터 깊고 진한 어두움까지 담는 블랙의 다채로움.
소박한듯 화려한 먹의 번짐. 심심하지 않고 보는 맛이 있다.
툭툭 힘을 빼고 그려보려해도 결국엔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리게 되는 나로선 흉내내기도 어려운 그림이라 늘 즐거운 자극이 되는.
매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리는 동안, 그리고 난 후 느끼는 생각들이 쌓이고 그것이 또 내일의 그림으로 번지듯 반영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생각과 문장들은 나의 생각과 겹칠 때는 반갑고, 다를 때는 또 다른 대로 배울 수 있어 좋다.
그리는 동안만은 다른 역할들은 벗어두고, 온전한 나로서 그리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니 그림 안에는 그리는 사람의 모습이 담겨 있을 수 밖에.
종이와 붓 그리고 먹이라는 그림 재료에 대한 글에서는
살아있는 생명과도 같이 붓을 여기는 태도가 인상깊었다.
물을 맛있게 먹는 붓이라는 표현, 붓의 기분이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붓에 대한 마음. 종이 위에서 머금은 물을 모두 쓸 때까지 춤추는 붓의 기분은 어떨까.
붓을 만지며 시작하는 매일의 아침, 붓에게 안녕을 건네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는 글.
작가님의 먹그림이 품고있는 자유로움과 생동감,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다정함. 작가님과의 긴 대화를 나눈 이후, 역시 그림은 사람을 닮게, 담게 되는 거군 싶었다.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에도 이야기가 담겨있음을,
나의 그림에도 언젠가는.. 이란 마음을 꿈꾸게 하는 글이다.
이어지는 식물과 책에 대한 글에서는 좋아하는 책이 등장해서 반갑고도 친밀하게 느껴졌다.
사람보단 책에 의지하는 편인 나는 책과 함께있는 사람의 풍경, 책이 있는 그림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그래서 작가님의 작품이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필사와 결합된 그림의 독특한 멋. 함께 실린 그림 속 재료들의 궁합도 좋게 느껴진다.
먹과 연필은 안어울릴거 같은데 또 그림 안에서 어우러진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무엇보다 작업 과정과 작품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읽는 인간, 검은 신체, 나비.. 작가님이 주로 그리는 주제에 담겨있는 철학을 보면서 나 역시 좋아하는 것들을 꾸준히 표현하다보면 내 것이 생길까 싶어 나의 그림피드를 쭈루룩 넘겨보았다. 매일의 기록에 스스로를 기특해하면서도 들쭉날쭉한 그림스타일에 한숨이 나오기도 하는 두개의 마음.. 나는 여전히 탐색중이다. 하고싶은 대로 멈추지 않고 하다보면 내것이 찾아지겠지싶어 얄팍한 스트레스가 오려고 할 때마다 자찬을 하며 지속해나간다. 이 모든 게 걸어가는 길 위에 있음을, 도착지를 정해놓지 않고 그냥 걷는, 오늘을 살아갈뿐.
새로 알게된 표현방법도 적용해보고 싶어서 그림에 호분도 써보고, 먹물도 새로 구입했다.
친정에 있는 어릴적 쓰던 오래된 먹과 벼루도 버리지 않고 보관해왔는데 가서 찾아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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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all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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