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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님의 서재
  • 빨간구두당
  • 구병모
  • 12,420원 (10%690)
  • 2015-09-04
  • : 1,568

우리는 '동화라면 이러이러 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동화라면 해피엔딩일 것이고, 동화라면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을 것이고, 동화라면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을거라는 그런 편견이 말이지요. 하지만 모든 동화가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림형제의 동화도 상당부분은 어둡고 잔혹한 일면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널리 알려진 동화도 원전에서는 그리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주장들도 있습니다. 구병모 작가의 <빨간구두당>은 그런 동화 비틀기의 진수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알고 있는 동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여러편의 동화를 한 편의 이야기로 녹여내기도 한 작품이 여덟 편 실려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기존에 알고 있던 동화를 상상하면 놀라게 됩니다. 재해석의 수준을 넘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표제작 <빨간구두당>은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포맷으로 한 작품인데 끊임없이 춤을 추게 만드는 빨간 구두만 원작과 똑같게 느껴졌습니다. 색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색을 보는 사람이 조금씩 생기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어쩐지 조금은 섬뜩했습니다.


여덟 편의 이야기가 그리 쉽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동화를 포맷으로 했다고 해서 만만히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초반에 좀 고생했습니다.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동화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나니 이 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동화라는 편견을 버리고 이 책을 들여다보면 전혀 새로운 판타지처럼 느껴집니다. 책에 차용된 동화들은 익숙한 작품도 있고 낯선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원작들이 궁금해집니다. 원작을 읽고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겁니다. 한 편, 한 편 원작을 찾아 읽은 후 이 책 속의 변주된 동화를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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