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동체'라는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함께 모여서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대략적인 의미만 알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과 가까이 하며 소박한 집을 짓고 살고 싶은 꿈을 갖고 있기에 '생태공동체'라는 말이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 수 있다는건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걸 알기에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생태공동체를 '뚝딱' 만들어버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선(仙)문화'에 흠뻑 빠진 푸른 눈의 한국인 로어 셰퍼드, 잘나가는 한의사가 작은 마을의 시골 한의사가 된 사연, 자연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선애학교, 내 아이, 남의 아이 구분없이 한 울타리에서 형제로 자라나는 마을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목에서 기대했던 생태공동체를 뚝딱 만드는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와 과정을 거쳐서 생태공동체를 만들었는지 알고 싶었는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어 주지는 않았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합니다. 그토록 '편리함'과 '개발'의 이유로 그동안 지구를 괴롭혔으니 지구가 병이 나는것도 당연하겠지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내려놓는 삶을 살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까지 할 자신이 없습니다. '내것'이란 욕심을 내려놓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꾸려나가야 할텐데 아직은 '내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지구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은 꾸준히 해나갈겁니다.
주변에서 모임 사람들끼리 동인주택을 지어서 함께 사는걸 봤습니다. 하지만 그 생활이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작은 배려가 웃음을 가져오는것처럼 작은 오해가 불신을 불러오고 서로의 마음에 앙금이 남아 관계가 서걱거리더니 결국 동인주택을 처분해서 각자의 길로 떠났습니다. 이렇듯 가끔 만나서 웃고 즐기던 사이라도 '함께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한 마을에 모여서 공동체적인 삶을 사는 꿈을 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