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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적은 말한다
  • 구본진
  • 15,300원 (10%850)
  • 2009-03-01
  • : 146



필적에는 그 사람의 숨결이 흐른다.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필적을 보면 여러 가지로 얻는 게 많다. 옛 선인들의 필적을 통해서 삶의 행적과 선인의 지혜를 배운다. 혼이 담긴 필적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며 필적에 면면히 흐르는 가치의 진가가 빛나는 순간 전율하게 한다. 흔히 보는 유명한 사람의 필적은 일부러라도 찾아 감동을 느껴 보고 싶은 마음에 찾고 싶게 된다.


< 필적은 말 한다 .- 글씨로 본 항일과 친일 , 구 본진, 중앙 북스 , 2009 >에는, 검사인 저자의 필적에 대한 수집벽이 가희 놀랄 만 한 대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로 항일 투사를 중심으로 하는 항일 운동가의 필적을 테마로 수집한 자료 중에는, 전문성의 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료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필적 수집의 애환을 담아냈다. 그중에는 친일파 매국노의 작품도 다수 포함시킨 소개에서 명품을 만나는 수집의 애로사항도 듣게 된다.


특히 간찰 이라고 하는 서예 분야의 자료는 연구 가치가 높은 작품이 꽤 많이 엿 보인다. 수집품의 연구와 필적의 매력을 열정적으로 탐구하며 선보이는 이 책은, 항일을 테마로 하는 역사인식의 의미가 깊어서 수집의 의미가 크다. 여운형과 그의 동생 여운홍의 필적은 올곧은 삶의 신념이 드러나는 귀한 자료 같다. 성공한 사람의 글씨체나 역대 대통령의 글씨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적에 대한 분석이 10여장의 주제로 잘 묶여져 있어서 역사를 재조명하기에 유효하다.


절대로 시대에 굴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과거에 아픔을 느끼거나, 개인의 안위 보다는 높은 뜻을 굽히지 않고 절개를 지켜내던 진실 된 마음이 읽혀지는 글을 만날 때, 지조를 지킨 감동과 교훈이 남겨진 필적 속에서 면면히 맥이 흐르는 순간의 느낌과 감동이 휘몰아치는 순간이 수 없이 많다. 필적은 역시 그 시대와의 감성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백 년의 시공간을 넘어 삶의 정신을 온전하게 남겨서 교훈을 배우게 하는 장점이 특별하다.


역대 대통령의 필적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필적에서 느끼는 인격적인 특성을 살펴보기도 하거나, 항일운동가중에서 김구 선생의 필적을 어렵게 구하던 순간을 통해서 역사의 순간을 접하기도 한다. 필적은 역사를 뒤돌아보기도 하고, 전문적인 감정의 기술을 접하면서 진귀한 흔적의 역사 인물의 필적인 작품도 만나게 되어 큰 기쁨으로 만난다. 진흙 속에서 진주 찾는 심정으로 글씨와 함께한 희로애락의 향기가 물씬 난다.


선인들의 시류에 잘 영합하지 않는 강직한 성품과 인격이 담긴 흔적을 보거나 인물 간에 비교하기도 했다. 김구와 이완용을 , 또는 손병희와 최린, 이준과 조 중응을 서로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 일제의 통한이 담긴 글도 있고, 선혈들이 치러야 했던 옥고의 고초로 피물처럼 물들인 아픔의 행간이나 고통과 진실의 육성을 들어보려 하는, 뼈아픈 역사로 향하는 숭고한 여행을 떠나게도 한다. 매국노 이완용 못지않게 ‘혈의 누’ 작가 이인직이 친일파라는 충격적인 사연도 있다.


항일 운동가의 숨결로 사상과 정신이 눈에 띄는 이 책의 감동은, 선인을 직접 대하는 듯한 감동과 교훈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사람 됨됨이가 글자 속에 묻어나는 무언의 외침은 평생의 삶을 말없이 대변한다. 검사의 직분으로 묵묵히 수집해온 정성이 은연중에 드러나서 글씨를 비교 분석하는 즐거움과, 필적을 통해서 받는 과거의 항일 정신을 온전하게 이어받고, 아름다운 역사의 맥을 이어가는 나라사랑의 삶에서 빚어진 순수한 애국의 모습에 감탄 한다. 우리 모두가 배워야할 모범 행동으로 이 책을 아껴야겠다.


항일운동가의 전형적인 글씨체는 작고 정사각형 형태로 반듯하며 유연하지 못하고 각지고 힘찬 것이 많다. 글자 간격은 좁고 행 간격은 넓으며 규칙성이 두드러진다. 반면 친일파의 전형적인 글씨체는 크고 좁고 길며 유연하고 아래로 길게 뻗치는 경우가 많다. 글자 간격이 넓고 행 간격은 좁으며 규칙성은 떨어진다. 일부 친일파는 극도로 불안정한 필치를 보인다.
   -p 93-


악필은 악필대로 그 자취 자체로의 그 사람만의 흉내 낼 수 없는 서체에 숨겨진 본성이 스며있는 정성이 배인 물품이기하다. 글씨에는 쓴 사람의 글씨체나 형태가 있고, 규칙적인 서체의 특징이 표현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오죽하면 범죄 수사의 한 방편으로 애용되는 방법이지 않은가?  옛 시대의 필적을 통해서 숨겨진 역사의 퍼즐을 맞춰보기도 하는 흥미로운 필적 연구와 수집에 매료 될 만한 이 책에서, 역사 인물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끈질긴 노고와, 역사적 사명을 지닌 연구 열정에 진정으로 고개 숙여지는 정성이 담긴 필적 분석 작업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혼이 담긴 글씨를 분석하며 글씨에서 인생을 배우고 싶으면 이 책에서 역사 인물 탐구를 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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