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의 생활에서 구글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사용량이 많은 몇 가지를 추리면 구글 크롬, 구글 드라이브,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 지메일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검색의 경우 네이버 위주의 검색은 구글 검색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한국의 지역적,언어적 특성상 네이버 검색이 많이 쓰이지만 네이버는 컨텐츠 소비용의 목적에 좀 더 부합하고, 검색에 관해서는 구글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정말 많은걸 배우고 즐기고 있다.
구글링 = 검색이란 등식이 성립되어 버릴만큼 구글은 현재 그 어느 기업보다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순간, 이 기업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그 무언가의 미래가 예측할 때 과거를 반추해보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이 책이 그 힌트를 얻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펼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한 것에 비해 약간은 실망했다.
저자가 퓰리처상을 받은 기자출신에, 구글이 직접 참여한 유일한 평전이라고 해서 기대했고,
20주년 기념판이니만큼 2005년 초판 이후의 구글의 행보에 대해서도 기술된 증보판이길 바랐다.
전판을 가지고 있어서 직접 비교가 불가하지만 그저 서문과 에필로그 한 챕터 정도 더 추가한 걸로 보인다.
또한 책 내피의 저자 소개란에 적힌 '객관적인 분석'이란 문구가 무색할 만큼 구글에 상당히 우호적인 시각이 내포되어 있었다.
특히 구글의 소송관련 챕터는 구글이 승소한 가이코와의 분쟁 뿐이었고 다른 챕터에서도 소송에 관해 간간히 다루지만 다 위기를 돌파한 모습만 그려졌다. 챕터 15 말미에서의 부블닷컴과의 상표권 소송(상표권 침해냐, 패러디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결과조차도 없다. (일단, 부블 닷컴은 2019년 2월 현재 잘 운영중인 걸로 확인했다.)
2005년 이후의 행보에 대한 기술이 없으니 2010년부터 시작된 오라클과 구글의 자바를 이용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저작권법 침해소송에 대해서도 기술되어있지 않다.
(참고로 이 건은 2018년에 최종판결났는데 오라클이 승소하여 이제 배상금을 정하는 판결만 남았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마소로 줄임)와 야후가 많이 언급되는데 마소에 대해 유독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마소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각지에서 반독점기업으로 취급받아 각종 법정다툼을 하고 구글을 못 잡아먹어 안달난 뒤쳐진 골리앗 기업이고 구글은 이를 물리친 다윗처럼 그려지는데 구글 또한 마소 못지 않게 반독점기업의 위치에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자사의 검색엔진과 웹브라우저를 우선적으로 넣어 유럽에서 반독점기업으로 판정난건 마소가 윈도우에 익스플로러를 선탑재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한다. 그리고 개인정보 무단수집문제, 특히 위치추적정보는 GPS가 꺼졌음에도 데이터를 보낸다는걸 이번에 처음 개인적으로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게 하나 더 있다면 유튜브를 언급하지 않은 점이다. 유튜브가 구글에 2006년에 인수되었으니 책에 없을 만도 하다. 유튜브가 가져온 변화와 구글에 안겨준 수익을 생각한다면 이번에 최소한 한 챕터정도는 할애해서 다루고 넘어갔었어야 한다.
그렇다면 500페이지정도 되는 책을 읽고 과연 얻은게 없냐? 아니다. 오히려 그 이상이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구글의 핵심가치와 의사결정, 미래에 대한 포부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었다.
페이지와 브린의 역동적인 추진력과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불굴의 의지, 지켜야 할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양보없음, 그리고 생각에 그치지 않고 결국 결과로 만들어 내는 실행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 시절, 남들은 비웃었던 도서관장서의 데이터베이스화는 지금 진행중이고
페이지의 어린 시절, 디트로이트의 교통문제에 대한 고민은 자율주행차로 발전, 개발하여 일부 구간에서 시범운행중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주까지 바라보고 있다. 페이지와 브린이 뱉은 말이 비록 지금은 황당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그들은 해낸다는 걸 결과를 보고 알 수 있다. 이 점은 그들이 혁신가로써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기업공개 시점에 그 까다로운 월스트리트와의 기싸움에서도 지지않고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시켜냈고 야후가 거의 따낸 유럽 AOL의 전속광고권을 브린이 직접 협상해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할만큼 만만찮은 배짱과 협상력을 보여줬다.
그들은 결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가고 있다. 기존에 구글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검색능력을 살려 도서관 프로젝트, 유전자검색, 자율주행차, 에너지 혁신, 인공지능 딥마인드까지, 이들과의 검색엔진의 연계에 대한 놀라운 성과를 예상해본다면 그들이 검색에만 몰두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보면 향후 20년 뒤가 그려진다. 그리고 그들이 바꿀 미래가 설렐만큼 기대된다.
하지만 한 편으론 그 엄청난 검색엔진을 가지고 빅브라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가슴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세상에는 100% 좋은 것만 있을 수 없다. 항상 그 뒤에 자리하고 있는 그림자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비공식적인 모토인 Don't be evil 처럼 사악해지지 말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펼쳐주길 바란다.
더불어 우리 또한 구글의 사용자로써, 그리고 감시자로써 일정 의무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