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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들어진 진실
  • 헥터 맥도널드
  • 19,800원 (10%1,100)
  • 2018-11-19
  • : 2,072

  책의 내용을 언급하기에 앞서 Fact와 Truth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Fact는 사실(事實), Truth는 진실(眞實)로 번역되고 사전을 찾아보면 사실이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진실은 거짓이 없는 사실이라고 나와있다. 
하지만 사실의 두 번째 뜻을 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이라고 나와있다. 이 두 번째의 뜻으로 인해 사실과 진실을 혼용하여 쓸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 두 낱말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싶어서 각종 사전은 물론 많은 블로그, 사이트 등을 살펴보았지만 딱 하나의 정의로 귀결되지 않았다. 학계에 따라 정의도 다르고, 개인적으로 인식하는 바도 제각각이다. 
그럼 이 책에서 저자는 어떻게 정의했을까?

먼저 이 책의 역자는 Fact, Truth 이 두 단어에 대해서 각각 팩트, 진실로 번역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뉴스를 위시한 각종 채널에서 팩트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된 것인지 듣기에 매우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는데 그 때문에 사실보다는 팩트를 쓰는 편이 더 익숙하고 혼란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저자가 정의하는 팩트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이다. 이 팩트에 대해 특정 사람이나 사건, 물건, 정책을 합당하게, 심지어 똑같을 정도로 합당하게 묘사하는 방법들을 ‘경합하는 진실’이라 명명하고 있다. 
쉽게 말해 ‘코끼리 한 마리가 있다.‘ 가 팩트라면 장님들이 코끼리의 각 부분을 만지며 이것은 긴 부채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귀), 기둥같은 형태다(다리), 길다란 모양의 굵은 호스모양이다(코)라고 묘사하는 것이 바로 경합하는 진실이다.
이렇게 진실이란 누가, 언제, 어떻게, 어떤 의도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한 가지의 팩트를 손질해서 진실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합하는 진실들은 다 거짓이 아닌 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배경, 신념체계, 관계를 기본으로 하여 이 경합하는 진실들 중 하나를 선택한다.
  
책의 구성은 총 4부로 1부인 '부분적 진실'이 책의 1/3을 차지할 만큼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그만큼 진실은 여러가지 모습을 하고 그 필요에 의해 팩트를 편집해서 많이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주관적 진실', '인위적 진실', '밝혀지지 않은 진실'에 대해 실제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분석한다. 실제 사례를 위주로 진실의 형태와 그 숨은 의도에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이해가 된다. 
자기가 관심있는 주제를 취사선택해서 순서에 상관없이 읽어도 무방하지만 머리말과 맺음말 만큼은 미리 읽기를 권한다.
특히 맺음말은 진실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쓴 소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고 내가 저자에게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나 마이크들이 많아져 마음만 먹는다면 양질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폭발적인 정보의 양에 비례하여 가짜뉴스나 틀린 정보들이 양산되는 것도 팩트이다.  너무 많은 정보들로 우리의 눈과 귀는 무척 피곤한 상태이고 그만큼 진실의 여부를 가리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비단 지금 뿐만이 아니라 향후에도 그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진실을 호도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중들을 기만하는 전략을 펼치는 자들이 많은 만큼 
맹목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진실을 정확히 판단할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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